메이저리거-마이너리거로 나눠진 미 공화 대선 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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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17명이 난립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본격적인 가지치기가 시작됐다.

 6일(현지시간) 첫 TV토론을 주최하는 폭스뉴스는 당일 밤 9시부터 2시간동안 진행되는 토론에 참여할 10명의 명단을 선정해 3일 발표했다.

 폭스뉴스는 “최근 5개 여론조사(폭스뉴스·블룸버그·CBS·몬머스대학·퀴니피악대학 실시) 결과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벤 카슨(전 신경외과 의사),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랜드 폴 상원의원,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순위 순)를 TV토론 참석자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메이저리그’에 끼지 못한 7명의 탈락자는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마이너리거’ 간 토론을 벌인다. 하지만 이들은 향후 기부금 모금 등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사실상 경선구도에서 탈락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화당의 유일한 여성후보로서 민주당의 유력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항마로 거론되던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는 고배를 마셨다.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 보비 진덜 루이지애나 주지사, 조지 퍼타키 전 뉴욕 주지사,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 제임스 길모어 전 버지니아 주지사도 낙방했다.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의 출발점으로 여겨지는 6일 TV토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각 후보들의 ‘트럼프 때리기’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 2위 후보(부시 전 주지사)에 거의 더블스코어의 격차를 벌린 트럼프는 자신이 집중공세를 받을수록 오히려 존재감이 부각될 것이라 자신한다. 오랫동안 TV쇼에 출연해 방송에 익숙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그러나 다른 후보들이 트럼프로 하여금 거침없는 막말을 퍼붓도록 의도적인 함정을 팔 공산도 크다. 다혈질인 트럼프가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는 3일에도 “멕시코 국경에 불법 이민자를 막는 대형 벽을 설치하는 데 그 비용은 미국에서 돈을 번 멕시코 정부가 대도록 할 것”이라며 자극적 언사를 이어갔다. 첫 TV토론의 주요 의제는 불법 이민, 낙태, 총기 규제, 복지재정 등이 될 전망이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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