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맨해튼 타임워너 빌딩의 고급 아파트가 5091만달러(약 597억 원)에 팔렸다.
타임워너 빌딩 아파트 매매가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러시아의 금융자산가인 안드레이 바빌로프가 소유하고 있던 아파트라고 뉴욕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바빌로프는 2009년 이 아파트를 3750만 달러(약 440억 원)에 구입해 6년 만에 40%의 차익을 얻게 됐다. 신문은 바빌로프의 아파트를 누가 샀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바빌로프는 러시아 보리스 옐친 정권(1991~1999) 때 재무장관 지냈으며 2003년 국영 정유회사를 취득했다. 이후 정유회사의 민영화 과정에서 보유한 지분을 이용해 막대한 부를 쌓았다.
주상 복합형인 타임워너 빌딩에는 총 133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이번에 팔린 바빌로프의 펜트하우스는 첩탑 모양의 건물 꼭대기인 74층에 있으며 도서관과 홈시어터룸은 물론 전용 로비까지 갖추고 있는 초호화 아파트다. 769㎡(232평) 크기에 침실은 6개, 욕실은 8개로 센트럴 파크 남단에서 전경이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힌다. 아파트 내·외부 시설을 유지하기 위한 한 달 관리비만 3만 7300달러(약 4300만 원)에 달한다.
2010년 이후 미국의 고급 부동산 시장에선 러시아 부자들이 초고가 아파트와 콘도를 매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 시장의 큰 손인 러시아 부자 대다수는 러시아 국영 기업의 민영화 과정에서 원유나 각종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막대한 재산을 쌓은 이들이다.
이들은 러시아 정부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방법 중 하나로 미국 부동산 시장을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 부자들의 자금 세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가속화했다. 푸틴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러시아 부자들이 민영화 과정에서의 얻은 부당 이득을 환수조치 하는 등 강력한 단속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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