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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루스벨트·케네디 … 그들의 충격적인 사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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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섹스, 거짓말, 그리고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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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아이젠바흐 지음
안병억 옮김, 메디치
431쪽, 1만8500원

이 책의 주제는 ‘섹스로 본 미국사’다. 민중사관에 입각한 책은 아니다. 영웅사관에 가까운 관점으로 쓴 책이다. 미국의 대통령과 영부인들의 ‘사생활 중에서도 가장 은밀한 사생활’이 미국의 정치와 국제관계에 미친 영향을 다룬 역저다. 44명의 미국 대통령 중에서도 제퍼슨·루스벨트·케네디 등 영웅급 위인들이 등장한다.

 ‘어?! 미국이 이런 나라였어?’라며 거의 ‘인생을 헛살았다’는 느낌 속에 이 책을 덮는 독자들도 많겠다. 대통령과 영부인의 혼외정사, 맞바람, 동성연애···. 이를 감추려는 백악관과 언론의 숨바꼭질이 촌스러운 표현일 수도 있으나 그야말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스포일러를 피하려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세계사를 바꾼 그들이 일반인의 상식으로 보면 ‘인간 말종’이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독자들은 책 표지에 나와있는 경고문 ‘노골적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에 부모의 주의가 필요함’에 따라 ‘19금’인 이 책이 자녀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책 내용 중 딱 한 가지만 소개하자면, 벤저민 프랭클린을 주프랑스 미국 대사로 파견한 이유는 그가 소문난 플레이보이었기에 파리 사교·외교가에 적합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관음증이나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책이지만 『섹스, 거짓말, 그리고 대통령』은 엄연히 학술서적이다. 꼼꼼한 연구를 바탕으로 쓴 이 책에는 주석이 1261개 달려있다. 공저자인 데이비드 아이젠바흐는 컬럼비아대 박사(미국사)다. 역자인 안병억 대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케임브리지대 국제정치학 박사다.

  필독이 필요한 독자들은 다음과 같은 범주에 속하는 이들이다. 우선 정치커뮤니케이션학(Political Communications) 전공자들이다. 19세기와 20세기는 언론 보도 윤리상으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 변화의 흐름이 소상히 나와 있다. 다음으로 미국의 정치에 대해 일가견이 있거나 반대로 문외한인 독자들이다. 비록 섹스를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미국 정치의 흐름에 대해서 개설서 구실을 하는 책이다.

김환영 기자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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