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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쓸까 말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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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 안정환(27.시미즈)이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11일 오후 7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짧은 머리의 '테리우스'가 10일 오후 파주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국방부가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국민적 바람을 고려해 군사훈련 중인 안정환 선수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특별히 허락한다"며 안정환을 풀어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일부터 군화를 신고 군사훈련을 받던 안정환의 컨디션이 정상일 리 없다. 안정환은 위치 선정과 슈팅에서 어색한 모습을 보였다.

대표팀의 한 코칭스태프는 "안정환이 무리해 경기에 출전했다가 다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안정환 본인도 "갑자기 통보를 받고 와서 당황스럽다.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회가 된다면 팀에 기여하고 싶다"는 각오도 밝혔다.

코엘류 감독도 난감한 표정이다. 본인이 안정환의 합류를 요청한 것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코엘류 감독은 "안정환의 가세를 환영하지만 기용 여부는 컨디션을 점검한 뒤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네 경기에서 기록한 유일한 골의 주인공이 안정환이지만 제 컨디션이 아닌 선수를 투입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경기 상황에 따라 후반쯤 교체멤버로 투입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한편 안정환의 합류 결정을 내린 국방부에 대해 "병역을 면제받고 이를 대체하는 한 달간의 군사훈련을 받는 선수를 내보내는 것은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우습게 보는 것"이란 비난도 만만치 않다.

대한축구협회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친선전에 불과한 경기의 승패에 집착하는 것은 월드컵 4강 국가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정영재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sunnine@joongang.co.kr>
장문기 기자<chang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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