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체 1순위로 라틀리프 지명…이상민 "고민할 필요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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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팜스호텔에서 열린 2015 프로농구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삼성의 이상민(43) 감독은 망설이지 않고 한 선수를 지명했다. 2012~13시즌부터 3년 연속 모비스를 우승으로 이끈 리카르도 라틀리프(26·1m99cm)였다.
라틀리프는 드래프트 전부터 전체 1순위 후보로 지목됐다. 2012년부터 모비스에 몸담은 3시즌동안 평균 15.2점 8.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꾸준한 득점력에다 스피드까지 갖춘 라틀리프를 원하는 팀이 많았다.

지난 시즌 우승, 준우승을 차지한 모비스와 동부를 제외한 8개 팀 중에 행운의 1순위 추첨 기회를 잡은 쪽은 삼성이었다. 지난 5월 FA 사상 최고 금액(연봉 총액 8억3000만원)에 모비스에서 슈터 문태영(37)을 영입했던 삼성은 라틀리프까지 데려와 단숨에 우승 전력을 갖췄다. 지난 시즌 삼성을 맡아 11승43패로 최하위에 그쳤던 이상민 감독은 "라틀리프는 성실한 선수다. 올해만큼은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모비스의 3연속 우승을 합작했던 문태영과 삼성에서 다시 만난 라틀리프는 "잘 아는 선수와 뛰게 돼 좋다. 어디에 있든 우승을 목표로 뛰겠다"며 당차게 말했다.

올해 외국인 드래프트는 1m93cm을 기준으로 장·단신을 구분해 1명씩 뽑았다. 그러나 1라운드에선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들이 대거 무대에 올랐다. 1라운드 지명권을 행사한 프로농구 8개 구단이 한국 무대를 경험한 외국인 장신 선수들을 선발했다. 새 시즌 프로농구가 평년보다 한 달 가량 앞당긴 9월 12일에 개막하면서 적응 기간을 갖지 않아도 되는 경험자들이 뽑혔다.

2순위 SK는 지난 시즌 동부에서 뛴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33·2m3cm)을 지명했다. 4순위 인삼공사는 전창진 감독, 김승기·손규완 코치와 kt에서
호흡을 맞췄던 찰스 로드(30·2m)를 뽑았다. 애런 헤인즈(34·1m99cm)는 7순위로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게 돼 8시즌 연속 한국 무대를 뛰는 첫 외국인 선수가 됐다. 코트니 심스(32·SK→kt), 트로이 길렌워터(27·오리온스→LG), 로드 벤슨(31·모비스→동부), 리오 라이온스(28·오리온스→모비스)도 유니폼만 갈아입고 1라운드에 지명됐다. 지난 시즌 전자랜드에서 활약했던 리카르도 포웰(32·1m96cm)은 2라운드 6순위에 KCC의 지명을 받았다.

전자랜드와 KCC는 1라운드에서 새 얼굴을 뽑았다. 3순위 전자랜드는 러시아·이탈리아·터키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했던 파워포워드 안드레 스미스(30·1m98cm)를 데려왔다. KCC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단신 선수인 가드 안드레 에밋(33·1m91cm)을 지명했다. 미국 프로농구(NBA) 멤피스·뉴저지 등에서 활약했던 에밋은 드래프트에 참가한 단신 선수 중에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2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모비스는 도미니크 서튼(29)을 지명했다가 서튼이 드래프트장을 빠져나가 커스버트 빅터(32)로 다시 뽑았다. 서튼은 1라운드(3만달러)에 비해 월봉이 적은 2라운드(2만달러)에서 지명받자 모비스와 계약을 거부했다.

10개 구단의 지명을 받은 외국인 선수 20명은 다음달 15일부터 22일까지 열릴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첫 선을 보인다. 새 시즌에 외국인 선수는 4라운드부터 2·3쿼터에 한해 2명이 동시에 출전할 수 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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