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에 新무기 구매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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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국방비 증액을 요청하고 있는 미국이 최근 국방부에 수조원 대의 최신형 '패트리엇 미사일(PAC-3)'과 첨단 공격용 헬기 'AH-64D 아파치 롱보'를 구입토록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패트리엇 미사일의 경우 1990년대 초반부터 진행된 구매협상을 지난해 결렬시키고 자체개발을 검토키로 했으며, 공격형 헬기는 기술도입을 통해 독자 생산한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번 미국의 구입 제안에 따라 국방부 관계자들은 새롭게 논란을 벌이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5일 "리언 러포트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달 29일 조영길(曺永吉)국방장관을 방문, 3년 동안 1백10억달러를 투입하는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한.미 연합전력의 증강을 위해선 한국군도 패트리엇 미사일과 아파치 헬기를 구입, 보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러포트 사령관의 요청에 대해 曺장관은 '검토해 보겠다'고만 답변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후 국방부 관계자들은 패트리엇 미사일과 아파치 헬기 구입 문제를 두고 몇 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찬반이 엇갈려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이미 확정된 F-15K 전투기 도입 등 신규 전력투자 예산 소요처가 많아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2.7%에서 3.2%로 증액해도 아파치 헬기와 패트리엇 미사일을 구입하기에는 빠듯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공격형 헬기의 경우 기술도입을 통한 독자 개발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의견과 주한미군에 발맞춰 우리도 전력증강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영길 국방장관은 오는 27일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 회담을 열고 한.미 연합전력 증강 방안과 주한미군 기지 재배치 문제 등 한.미간의 국방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철희 기자ch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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