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우승 18회… '기술 한국' 세계에 떨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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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열린 제42회 독일대회 폐막식에서 원현우 선수가 태극기를 들고 있다.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종합우승을 했으며, 원현우 선수는 전체 직종을 통틀어 최고 득점자에게 수여하는 ‘알버트비달상’을 수상했다. [사진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

1967년 7월 27일 김포공항에서 서울시민회관까지 성대한 카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스페인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종합 4위를 달성한 국가대표 선수들을 축하하기 위한 행사였다. 우리 국가대표는 처음 출전한 이 대회에서 9개 직종에 출전해 양복과 제화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1950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친선경기를 가진 게 시초다. 양국 청소년 근로자 대표선수 24명이 참가한 가운데 30여 직종에 걸쳐 ‘1직종 1선수’ 참가를 원칙으로 열렸다. 1952년 제2회 대회부터 매년 또는 격년으로 개최해 오고 있으며, 다음달 11일 브라질에서 제43회 대회가 열린다.

대한민국이 첫 출전한 제16회 국제기능올림픽 파견선수단 환영대회 모습. [사진 국가기록원]

우리나라는 첫 출전인 제16회 스페인 국제기능올림픽에 참가할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하기 위한 예선대회로 1966년 9월 지방경기대회를 거쳐 11월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서울에서 개최, 9개 직종 9명의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했다. 스페인대회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은 종합 4위를 달성했다. 처음 출전에서 얻은 이같은 성과는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는 1997년 스위스 상갈렌에서 열린 제34대회에 이르기까지 총 19회에 걸쳐 총 525명의 선수가 출전해 금메달 193명, 은메달 82명, 동메달 54명 등 329명이 입상했다. 우리나라는 드디어 1977년 제23회 대회에서 금메달 12명, 은메달 4명, 동메달 5명 등 21명이 입상하며 세계 기능 정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대회는 우리나라의 공업과 기능 수준을 후진국으로 바라보던 세계인의 시각을 새롭게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1978년 우리나라가 대회를 개최했다. 그해 9월 국립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에서 제24회 대회가 열렸다. 17개 회원국에서 31개 직종에 걸쳐 선수 239명을 비롯해 임원 676명 등 총 915명이 참여한 대형 국제행사로 열렸다.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31개 전 직종에 출전해 금메달 22명, 은메달 6명, 동메달 3명 등 전원이 입상해 2연속 종합우승을 획득했다.

 우리나라는 1977년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 이후 1991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제31회 대회까지 9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후에도 2013년 독일 라이프찌히대회까지 총 27회에 걸쳐 출전해 18번의 종합우승을 일구며 정상급의 기술을 보유한 나라임을 세계에 알렸다. 27회에 걸친 대회에 854명의 선수가 참가했으며, 참가 선수의 84.7%에 해당하는 724명이 입상했다. 그중 금·은·동메달 수상 선수가 62.6%에 달할 정도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13년 독일대회 철골구조물 직종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원현우(현재 22세) 선수는 전체 직종을 통틀어 최고 득점자에게 수여하는 ‘알버트비달상(Albert Vidal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경제개발 계획과 맞물려 국내에 기술 붐을 일으켜 우리나라가 공업국으로 변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그동안 이룩한 눈부신 경제성장은 산업 현장에서 땀 흘려온 기능인의 노력과 성공이 초석이 돼 이룩한 결실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18번의 종합우승을 이룬 우리나라의 기술과 전수시스템은 후진국과 개발도상국에 모델이 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브라질과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우승 노하우 및 숙련기술 공유 ▶다양한 공동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몽골에서는 2015년 브라질 상파울로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수단이 한국산업인력공단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에서 2주일 동안 대한민국의 기술을 전수받았다.

 다음달 11일부터 16일까지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개최되는 제43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총 50개 직종(시범직종 4종 포함)에 전 세계 62개국에서 1198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열띤 경합을 펼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19번째 종합우승을 목표로 41개 직종에 45명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정부는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입상한 메달리스트를 스포츠올림픽 메달리스트와 동등한 수준으로 지원하고 있다. 금메달 6720만원, 은메달 3360만원, 동메달 2240만원을 상금으로 지급한다. 해당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동안 매년 기능장려금도 지급하고 있다. 또 국가기술자격 산업기사 자격시험 면제와 산업기능요원 복무의 병역 혜택 등도 주어진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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