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정민태·바워스에게 걸리면 패하거나…지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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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변했다.

지난해 4위에 머물렀던 팀 컬러가 아니다. 정성훈.심정수.이숭용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는 갈수록 날을 세운다. '창'보다 막강한 것은 현대의 '방패'다.

그것도 풍상을 맞으며 단련된 노련한 방패다. 바로 '투수 왕국'현대의 재건을 이끌고 있는 정민태(33)와 셰인 바워스(32)가 그 주인공. 서른을 넘은 나이에도 둘은 현재 방어율 부문 3위(정민태.2.71)와 5위(바워스.2.90)에 각각 올라 있다.

#'돌아온 에이스' 정민태

정민태의 공이 달라졌다. 2000년부터 2년간의 일본 프로야구 경험이 그의 구질을 바꿔놓았다. 현대 김시진 투수코치는 "정민태는 빠른 공으로 승부를 거는 정통파 투수였으나 최근엔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에 더 역점을 두고 있다"며 "그만큼 더 노련해졌다"고 평가했다.

정민태는 원래 빠른 직구를 앞세운 투수였다. 일본에서 주로 2군에 머물렀으나 그의 컨트롤은 더욱 정교해졌다. 게다가 예전에 보이지 않던 변화구까지 장착했다.

정민태는 올 시즌 11경기에 출전, 66과3분의1이닝 동안 60안타.57삼진.14볼넷으로 7승무패를 기록하고 있다. 삼진은 경기당 5.2개를 잡았고, 볼넷은 고작 1.3개만 내주고 있다.

포수 김동수는 "정민태의 제구력은 일품"이라며 "승부처에선 한치의 흔들림도 없는 공을 꽂을 만큼 정교하다"고 말했다.

#'기교파' 바워스

지난해 현대는 강속구 투수(멜퀴 토레스.다리오 베라스)를 영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공은 빨랐지만 제구력이 들쭉날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는 변화구 투수 바워스를 택했다.

투구폼이 유연하고 제구력도 안정됐기 때문이다. 특히 1m96㎝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은 위력적이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거친 바워스의 변화구는 한국에서도 통했다. 바워스는 올 시즌 13경기에 등판, 8승1패를 올리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방어율에 비해 꽤나 높은 피안타율(0.273)이다.

김시진 투수코치는 "바워스는 타자를 맞혀 잡다가도 주자만 나가면 집중력이 배가된다"며 "그만큼 승부처에서 더 강한 면모를 보이는 투수"라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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