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영상 콘텐트…30초 영상 보며 공감, 해시태그 붙여 SNS로 공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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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동영상이나 웹툰, 사진 등을 간편하게 소비하는 ‘스낵 컬처’ 현상은 콘텐트를 다양하게 진화시키고 있다. 영상에 스토리를 입히고 신개념 제작 기법이 시도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감동’과 ‘위트’가 더해져 공감할 수 있는 콘텐트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오래된 TV 앞에 앉아 야구 중계를 보고 있는 중년 남성이 화면에 잡힌다. 외출에서 돌아온 딸이 귀가를 알리며 인사하지만 아버지는 TV에 몰입한 채 반응이 없다. 주말마다 TV에만 빠져 있는 아버지를 보며 딸은 ‘아빠 힘 빠졌네’ 하는 속마음 대신 아버지께 최신 TV를 선물한다. 아버지와 딸은 나란히 앉아 즐겁게 TV를 시청하며 영상이 끝난다.

말 대신 선물로 속마음 전해

삼성전자가 지난 6월 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핵선물을 보내세요’ 캠페인 영상 중 첫 번째 에피소드 ‘딸의 핵선물’ 편이다(사진 참조). 잔소리하기보다 ‘딸밖에 없지?’라는 애틋한 마음을 담아 선물하라는 메시지로 마무리하는 이 영상은 광고 제품인 TV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대신 TV를 보며 즐거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행복하게 바라보는 딸의 시선을 통해 선물이 주는 가치를 전하고 공감을 이끌어낸다.

‘핵선물’은 SNS상에서 ‘매우’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단어인 ‘핵’에 ‘선물’을 결합한 말이다. 이를 주제로 제작한 다섯 개의 영상은 소중한 사람에게 숨겨 왔던 속마음을 담아 선물하는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서먹서먹한 관계의 딸에게 아빠는 ‘깔 맞춤 어때?’라며 커플 스마트폰을, 욕실에 있는 수건에서 쾨쾨한 냄새를 맡은 남편은 아내에게 핀잔 대신 ‘여보 걱정 마’라며 제습기를, 시어머니에게 며느리는 ‘아들보다 낫죠?’라며 에어컨을 선물한다. 스토리뿐 아니라 제작 기법도 눈에 띈다. 웹툰 기법을 활용한 약 30초 분량의 짧은 영상들은 ‘선물’과 ‘웹툰’의 합성어인 ‘기프티툰’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제작됐다. 귀에 익숙한 가요(클래지콰이의 ‘She is’)를 개사한 재치 있는 가사(숨겨 왔던 나의 마음은 숨겨)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도 사로잡았다.

다섯 편의 핵선물 영상들은 공개 열흘 만에 조회수 200만 건을 돌파하며 SNS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캠페인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해시태그를 활용한 이벤트 덕분이다.

열흘 만에 조회 200만 건 돌파

삼성전자는 공개된 다섯 편의 영상 중 자신이 공감하는 영상을 선택해 SNS에 해시태그 ‘#핵선물’을 붙여 지인에게 공유하는 사람들 중 추첨을 통해 푸짐한 선물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벤트가 시작되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에는 ‘#처가에도_에어컨_선물해요_남편님’ ‘#울엄마를_셀카의 여왕으로’ 등 개성과 재치가 엿보이는 해시태그가 영상과 함께 확산되고 있다. 해시태그가 SNS로 소통하기 좋아하는 젊은층의 자발적인 확산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빠르고 간편한 것을 추구하는 최근의 SNS 트렌드를 고려할 때 짧은 시간 내에 재미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콘텐트를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며 “SNS를 사용하는 연령층이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콘텐트를 제작, 활용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하현정 기자 ha.hyu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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