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서가] '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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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김광수 지음, 김광수경제연구소, 3만원

이 책은 대중용은 아니다. 책에 실려 있는 13편의 논문은 대부분 현재진행형인 경제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복잡한 수식과 각종 데이터, 어지러운 그래프가 곳곳에서 등장한다.

하지만 경제 현안에 대한 현실적인 분석을 접하고 싶다면 잠시 두통을 참고 읽어볼 만하다. 사안마다 나름대로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일반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은 경제연구소가 한국 경제를 조감하겠다며 내놓은 책인데, 추천의 글을 써 준 사람들의 면면이 간단치 않다.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진표 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다.

李전장관은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서평이나 추천의 글을 써 본 적이 없는데 이런 원칙을 포기하고 추천의 글을 쓰게 됐다"고 말한다.

金부총리는 "한국 경제의 여러 문제에 대한 비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전체를 조감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도 매우 유용한 책"이라고 권한다.

부동산 투기와 주택 정책을 분석한 부분을 보자. 아파트 가격 급등의 원인은 수급 불균형과 같은 구조적 요인보다 정부의 장기 주택 수급 계획이 없고 잘못된 규제 또는 시세 차익을 노리는 일부 투기세력에 의해 유발된 시장 왜곡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주택정책은 재건축 주기를 고려해 30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수립.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은행 등의 무분별한 부동산 담보 대출 제도를 개선하고, 금리 정책 같은 정부 정책의 실패가 부동산 버블을 불러온다고 꼬집는다.

플라스틱 버블(신용카드로 인한 거품)에 대해 신용카드 사용분에 대한 소득 공제 확대로 경제성장률이 과대 평가됐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앞으로 신용카드 버블이 꺼지면서 올해 이후 경제성장률이 최소한 2% 이상 감소할 수 밖에 없다고 추정한다.

이 책은 이 밖에 ▶외환위기▶국가채무▶국민연금▶동북아 경제공동체 등을 다루고 있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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