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 쏟아부어도 … 올 성장 2%대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무역투자진흥회의 주재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8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해서 최대한 빠르게 내수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투자활성화복’이라고 이름 지은 빨간색 재킷을 입고 나왔다. 왼쪽부터 허창수 전경련 회장, 이상일 ㈜새한진공열처리 대표이사, 박 대통령, 이화경 인하국제의료센터 마케팅팀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형준 롯데닷컴 대표이사,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한국은행이 올해 3% 성장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올해 초부터 수출이 둔화한 데다 내수마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와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같은 대외 악재마저 겹쳤다.

 한은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 4월(3.1%)의 예상치보다 0.3%포인트 낮춘 2.8%로 수정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달 말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낸 성장률 전망치인 3.1%보다 낮다.

 정부는 올해 3%대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11조8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포함한 22조원 규모의 재정을 풀기로 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인 한은마저 올해 3% 성장률이 어렵다고 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수출이 계속해서 부진한 상태이고 메르스 사태, 가뭄의 영향으로 지난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다”며 성장률 전망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 상황도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3.3%로 낮췄다. 특히 그나마 사정이 낫다던 미국의 성장률도 3.1%에서 2.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흐르자 박근혜 대통령도 ‘경제 총력전 모드’로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8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고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위축된 투자와 소비심리를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인들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추가경정예산을 비롯해 정부가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경기부양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해서 최대한 빠르게 내수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 규제와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를 개혁해야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수출도 확대할 수 있다”며 “정부와 국회, 지자체가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구조 개혁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명섭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수출 증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엔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호·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