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금강산관광 중단은 남한탓”…“관광길은 지금도 열어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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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금강산 관광 중단의 책임은 한국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 대변인은 4일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6ㆍ15의 옥동자로 불리던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것은 남조선 괴뢰보수패당이 관광객사건을 동족대결에 악용하고 그 누구의 돈줄이니 뭐니 하며 관광재개를 고의적으로 가로막아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우리가 금강산지구를 국제관광특구로 선포하고 국제관광을 하는 것은 우리의 주권행사로서 괴뢰패당이 이를 놓고 무엄하게 시비하는 행위는 오히려 우리의 치솟는 격분을 불러일으키고 국제적 망신만을 초래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을 비판하면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의 여지는 남겨뒀다. 대변인은 “우리는 지금까지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을 헤아려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사업에 아량을 가지고 성의있는 노력을 다해왔으며 지금도 관광길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측의 이번 발표는 한국의 금강산기업인협의회(회장 이종흥)에서 금간산 관광 재개와 투자기업에 대한 피해지원법 마련을 촉구하며 나온 것이다. 기업인 협의회는 지난달 29일 “금강산 기업 49개 업체는 사업을 위해 1993억원을 투자했으나 관광객 피살사건 발생 이튿날인 지난 2008년 7월12일 이후 7년동안 관광이 중단되면서 매출 손실액이 8000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 대변인은 “남조선의 금강산기업인협의회 관계자들은 7년간이나 지속되고 있는 관광중단으로 인한 피해보상을 괴뢰당국에 요구해나서고 있다”며 “이것은 오직 저들의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금강산관광재개를 가로막고 있는 괴뢰패당에 대한 저주와 분노의 표시”라고 했다.

금강산 관광은 지난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피격으로 사망하며 중단됐다. 오는 12일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7년이 되는 날이다. 기업인 협의회는 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와 투자 기업인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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