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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수거함에 신생아 버린 20대

중앙일보

입력

자신이 낳은 아이를 의류수거함에 버린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아이를 유기한 뒤 "아이가 버려져 있다"며 소방당국에 스스로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1시30분쯤 119신고센터로 A(28·여)씨가 "의류수거함에서 아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며 신고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인천시 남구 도화동의 한 의류수거함에서 태어난 지 이틀 된 남자아이를 구조했다. 이 아기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주변 인물 등을 탐색해 아이의 어머니를 수소문했다. 뜻밖에도 아이의 엄마는 신고자인 A씨였다.

그는 경찰에서 "물티슈를 사기 위해 아이를 의류수거함 앞에 놓고 편의점을 다녀왔는데 아이가 사라졌다. 의류수거함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가족들에게 임신 사실을 숨기고 지내다 지난달 28일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홀로 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낳은 뒤 친정 엄마에게만 출산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입양 시설이나 미혼모 시설에 아기를 인계하기 위해 알아봤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아기 친부는 이름과 전화번호만 알고 있던 상황으로 임신 이후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아이를 버리려다 죄책감에 신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영아 유기 혐의로 처벌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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