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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일꾼 … 미래농업 중심 된 행정중심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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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종시는 스마트 농업 메카” 황교안 총리 경제 행보 황교안 국무총리가 30일 세종시 대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하며 경제 행보를 이어 갔다. 황 총리는 “세종혁신센터는 스마트 농업 메카를 청사진으로 삼고 있다”며 “이곳에서 농업 벤처인들의 성공신화가 만들어지고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 총리가 KAIST 학생들이 만든 무인 제초 로봇을 작동시키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황 총리, 이춘희 세종시장, 최길성 센터장. [세종=프리랜서 김성태]
30일 문을 연 세종창조경제혁신센터에 설치된 스마트 팜 모형. [세종=뉴시스]

세종시 연동면 3300㎡(약 1000평) 규모 농장에서 토마토를 키우는 강전호(51)씨는 한겨울 마다 비닐하우스 옆에서 선잠을 자곤 했다. 하우스 온도가 크게 떨어지면 보일러를 돌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 10월부터 스마트폰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한겨울에도 집에서 편히 잠을 잘 수 있게 됐다. 하우스가 일정 온도 이하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스마트폰에서 경고음이 울리기 때문이다. 하우스로 나갈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보일러를 켜면 그만이었다. 농장 주변에 설치한 CCTV 화면을 스마트폰에서 그대로 볼 수 있어 도난 걱정도 덜었다. 강씨는 “스마트폰으로 농사를 지은 덕분에 일손이 줄고 수확량은 늘었다”며 “올 초 처음으로 해외 가족 여행도 다녀왔다”고 말했다.

 농업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 팜’(Smart Farm)의 모습이다. 비닐하우스에 온·습도 센서와 CCTV를 설치하고 무선 인터넷으로 연결해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하는 농장이다. 스마트 팜의 전진기지가 될 세종 창조경제 혁신센터가 6월 30일 문을 열었다. 전국 14번째 혁신센터다. 황교안 총리는 이날 세종시 조치원읍 대동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혁신센터 개소식에 참석했다. 황 총리는 “농업 분야에서도 창조경제를 구현해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세종 혁신센터가 농촌을 사람이 모여드는 곳으로 만들고, 농업 벤처인의 성공 신화를 이끄는 구심점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시와 미래창조과학부·SK그룹은 혁신센터를 스마트 농업의 허브로 키울 계획이다. 조치원읍 옛 세종시교육청사에 820㎡(약 250평) 규모로 조성한 센터에는 스마트 농업 교육실·실험실을 설치했다. SK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들이 상주하며 스마트 농업 특허 기술을 가르쳐 준다. 실험용 작물을 기를 수 있는 8250㎡(약 2500평)규모 농장도 문을 연다. 농업 기술 뿐 아니라 교사·학생·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소프트웨어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혁신센터는 지난해 10월부터 스마트 팜 시범사업을 진행해 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시범사업 출범식에 참석해 격려했다. 이후 세종시에 스마트 팜 100곳이 문을 열었다. SK가 IT 기기 설치 비용으로 농가당 700만원을 지원했다. 여기서 생산한 160여종의 농산물을 중간 유통과정 없이 판매하는 온라인 직거래 시스템도 구축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스마트 팜 농가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스마트 팜에서 딸기 농사를 지은 1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 성과를 평가한 결과 생산성은 22.7% 증가했고, 노동력·생산비용은 각각 38.8%, 2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K 관계자는 “스마트 팜을 향후 농부 없이도 농장 스스로 생육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농업 뿐 아니라 수산업(양식), 축산업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업 벤처를 키우기 위해 인근 대덕연구단지와도 협업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생명공학연구원을 비롯한 연구단지 내 기관의 기술·장비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연구진과 SK 임직원들이 멘토로 나선다. 10월까지 우수 벤처를 선발해 팀당 2000만원을 지원한다. 혁신센터 내 일부 공간을 사무실로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SK는 200억원 규모의 농업 벤처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황 총리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거듭난 세종시는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훌륭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정부도 여러분의 도전이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세정·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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