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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vs 공연] 무대 위에 우리 엄마, 우리 딸이 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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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친정엄마’ ‘잘자요, 엄마’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다룬 ‘모녀 연극’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친정엄마’(왼쪽)는 8월 30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잘자요, 엄마’는 3일~8월 16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다. [사진 아시아브릿지컨텐츠·수현재컴퍼니]

엄마와 딸, 이 둘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누구보다 서로 잘 아는 ‘친구’ 같은 사이로 지내다 때론 ‘원수’처럼 싸우기도 한다. 언제나 내 곁에 있어줄 것만 같기에 무심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 그제야 후회한다. 둘 사이엔 고마움과 애틋함, 그리고 눈물과 사랑이 존재한다. 많은 이야기가 있는 모녀지간, 이를 담은 연극 두 편이 비슷한 시기 무대에 오른다. 연극 ‘친정엄마’와 ‘잘자요, 엄마’다.

 “내 새끼 잘사는 거. 건강허니 허고잡은 거 다 하면서 웃고 사는 거 그거 하나 내 소원이네.”

 연극 친정엄마는 언제나 딸의 행복만을 바라는 엄마(박혜숙·조양자 분)와 그 마음을 알면서도 겉으로는 상처만 주는 철없는 딸(이경화·차수연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작가 고혜정의 동명 에세이가 원작이다. 친정엄마는 2007년 초연했다. 2009년 초연한 또 다른 버전인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도 있으나 극 속 에피소드나 결말에 차이가 있다.

 친정엄마는 관객 사이에서 “미리 손수건 꺼내고 들어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연극으로 알려졌다. 이효숙 연출가는 “‘친정엄마’라는 단어에는 관객을 울컥하게 하는 정서가 담겨 있다”며 “누구나 경험했을 슬프고도 애틋한 모녀 이야기가 관객의 마음을 흔든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에는 유머도 있다. 이 연출가는 “모녀 사이의 정서를 끌고 가면서 조연들이 펼치는 재미에도 신경썼다”며 “특히 이모 역을 맡은 장혜리에게는 춤을 추듯 움직여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잘자요 엄마는 같은 모녀 연극이지만 매우 도발적인 이야기다. 간질을 앓는 딸이 자살을 앞두고 엄마와 마지막 대화를 나눈다는 설정이다. 극작가 마샤 노먼의 작품으로 1982년 미국에서 초연했고 다음 해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87년 초연했다.

 자살을 앞둔 딸과 엄마의 마지막 밤을 다룬다는 점이 한국 관객에게 낯설게 다가설 수 있다. 그러나 문삼화 연출가는 “이 작품은 죽음을 앞두고서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모녀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평상시 가족의 진실한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동서양을 떠나 모든 관객이 공감할 모녀 이야기”라고 말했다.

 두 작품을 통해 TV 스타들의 관록 넘치는 엄마 연기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친정엄마에는 박혜숙·조양자가, 잘자요 엄마에는 김용림·나문희가 출연한다.

 친정엄마는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8월 30일까지 문의 02-548-0597, 잘자요 엄마는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3일~8월 16일 문의 02-766-6506.

조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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