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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제거 달인’ 진리췬, AIIB 초대 총장 내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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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진리췬(金立群·66·사진) 전 중국 재정부 부부장의 별명은 ‘폭탄제거달인(<62C6>彈能手)’이다. 1997년 아시아금융위기 당시 재정부에서 금융의 부실요소를 효율적으로 제거해 중국의 피해를 최소화해서다. 중국이 연내 출범을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초대 사무총장으로 그가 내정됐다고 홍콩 봉황망이 28일 보도했다. 중국정부는 29일 오전 베이징(北京)에서 57개 AIIB 창립 회원국 전체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AIIB 협정문 서명식’을 개최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서명식을 주재하며 미국 주도의 국제금융질서에 대한 도전을 선언할 예정이다.

 진 전 부부장이 초대 총장으로 내정된 이유는 여러가지다. 그는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와 금융전문 관료로 지난해 10월부터 AIIB의 임시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장쑤(江蘇)성 창수(常熟) 출신으로 베이징외국어학원을 졸업한 후 19년간(1984~2003년) 재정부에서 일했다. 재정부 근무 시절 세계은행사(世界銀行司·세계은행국) 사장을 맡으면서 국제금융기관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 감사장, 중국국제금융유한공사(CICC) 회장, 아시아개발은행(ADB) 부행장 등을 역임하며 중국 정부 내 최고의 국제경제와 금융 관료라는 평가를 받았다. 영어와 불어가 유창하고 친환경성장을 충시한다는 것도 그가 최고 적임자로 평가받는 이유다.

 진 전 부부장은 27일 한 포럼에서 “AIIB가 연내 정식으로 출범하면 녹색성장을 고도로 중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인민대학의 중양(重陽)금융연구원 류잉(劉英) 연구원은 “개인 능력은 물론 국제금융기구에서 일하면서 얻은 국제적 감각 등을 고려하면 AIIB 초대 사무국장은 진 외에 별 대안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AIIB는 회원국 중 10개국이 협정문을 비준해 의결권이 50%를 넘기면 출범할 예정이다. 중국 지분은 30% 정도다. 당초 500억 달러로 예상됐던 초기자본금은 참가 희망국이 대폭 늘면서 1000억 달러로 늘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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