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육성증언 영상<50> “다음엔 김대중한테 질지도 몰라. 막아야겠어”라던 박정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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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전 총리=저 온양 이순신 장군 4월 제사를 지내는데 같이 모시고 갔었어. 그거 끝나고서 (박정희 대통령이) 온양 관광호텔에 들어가서 거기서 점심을 드셨는데, 나더러 오라고. 육 여사는 옆방으로 가라고 했는지 어쩐지 그 자리를 피하고 대통령 혼자 계셔. 갔어. 한참 ‘음..’ 하고 계시더니. ‘이것 봐. 내 그래도 그동안 열심히 나라를 위해서 기여를 했다고 생각을 하는데. 김대중이가 뭐를 했다고.’ 그때 (대통령선거) 표 수가 90만표 차이. 아, 그래. ‘그런 차이밖에 안 나고 하는데. 이거 선거라는 게 민주주의 불가피한 거지만. 이게 큰일날 수도 있어. 이 다음에 김대중이한테 내가 질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 생각해봐. 내가 김대중이보다 이름이 더 났고, 국민을 위해서 잠자고 있는 국민들이 일어서서 일하는 세상을 만들고, 행정부를 거느리고 있어서 선거비용도 내가 김대중이보다 많이 썼는데 겨우 90만표 밖에 이기지 못했다면, 이 다음엔 김대중이한테 내가 질지도 몰라. 누가 나와도 요 다음에 내가 질지도 몰라. 이런 거 어떻게 막아야겠어. 김대중이가 집권하면 이 조국 근대화에 일에 지장이 생겨. 그 사람, 그런 나라의 앞날을 제대로 보고 건전하게 열어갈 수 있는 위인이 못돼. 그러니 내 뭐 좀 특수한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막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 그게 결국은 유신 헌법 발상이 시작한 거야.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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