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반등' 안간힘 백화점 오늘 역대 최대 할인율 여름세일 시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 오전 10시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오픈 시간을 30분 앞두고 있었지만 매장 앞에는 손님 200여명이 줄을 서고 있었다. 이들은 문이 열리자마자 9층에 있는 이벤트홀로 우르르 몰려갔다. 9층 행사장에서는 세계 와인 행사와 바캉스룩 패션 대전이 진행 중이었다. 이 회사 김계륜 과장은 “지난해 세일 첫 날보다 사람이 더 온 것 같다”고 전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움츠려든 경기가 조금씩 풀리면서, 떠났던 손님을 다시 잡기 위해 백화점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현대·신세계·애경 등 백화점들은 26일 일제히 세일을 진행했다.

현대백화점은 26~28일 3일 동안 각종 혜택을 ‘올인’한다. 이 기간 동안 현대백화점은 100억원 어치 골프물품 대전, 복날 보양식 30% 할인, 2만원 이상 식사고객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조훈 현대백화점 대리는 “최근 3년간 세일 매출을 분석하니 첫 주말(금~일) 3일에 전체 매출의 30% 가까이 발생했다”면서 “메르스로 움츠러든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를 풀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이벤트를 내놨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영캐주얼(강남점, 최대 80% 할인), 남성 캐주얼(영등포점, 최대 80%), 아웃도어(강남점, 최대 70%) 등의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AK플라자도 전국 매장에서 여름 패션 상품을 최대 90% 할인한다.

메르스로 영업 중단을 했던 제주신라호텔도 다음달 1일부터 영업을 재개한다. 이 호텔은 메르스 확진자(141번 환자)가 투숙했던 사실이 확인된 18일 당일부터 무기한 영업을 중단하고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 36명을 전원 격리했었다. 하지만 141번 환자가 체크아웃한 8일 이후 잠복기(14일)가 지나고 관리대상자 전원에게 이상 증세가 없어 영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조정욱 제주신라 총지배인은 “앞으로도 투숙객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메르스로 인한 경기 침체가 회복되기까지는 갈길이 멀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마스타·비자 등 해외 카드사와 제휴해 국내에서 결제한 이달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들던 롯데면세점의 매출도 시내 30%, 인천공항 20% 각각 감소했다. 롯데호텔도 6월(1~22일) 객실 취소율이 15%를 기록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