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새 CEO는 비 '이공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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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 최첨단 기술 기업을 지휘할 경제학도 출신."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의 반도체 회사 인텔에 첫 비(非) 이공계출신 최고경영자(CEO)인 폴 오텔리니(55.사진)가 내달 18일 취임한다고 보도했다.

경제학 석사출신으로 인텔의 5대 CEO가 될 폴 오텔리니는 크레이그 배럿 등 전임 CEO들과는 경력이 판이한 인물이다.

배럿 현 CEO가 스탠퍼드대 교수 출신의 과학자였던 것을 비롯해 공동 창업자로 인텔의 CEO를 맡았던 로버트 노이스.고든 무어.앤디 그로브 등도 경영자 이전에 모두 유명한 과학.공학 분야의 학자들이었다. 로버트 노이스는 반도체 집적회로(IC)를 처음 개발한 사람 중 하나였으며, 무어는 1965년 '반도체의 정보 기억량은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무어의 법칙'을 발표해 유명해진 인물이다.반면 오텔리니는 샌프란시코 대학과 UC 버클리(석사)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1974년 인텔에 합류했다. 이후 영업.전략 등의 핵심 업무를 두루 맡은 뒤 2002년부터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왔다. 공동창업자인 고든 무어는 이를 의식한 듯 "(그가) 반도체 기술과 관련해 박사학위가 있지는 않지만 나 이상으로 마이크로 프로세서 기술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며 "반도체 업계에서 30년 이상을 보낸 그가 첨단 기업을 이끄는 데 부족함이 없다"고 힘을 보태줬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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