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볼트 키운다” 사비 턴 정한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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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생맥주 전문업체 치어스를 운영하고 있는 정한(47·사진) JH그룹 회장은 굴곡진 인생사를 딛고 성공한 사업가다. 인테리어 사업을 하다가 실패해 노숙자로 전락했던 그는 현재 전국에 280여개 가맹점을 둔 사업가로 성장했다.

 정 회장의 또다른 직함은 ‘한국 중·고 육상경기연맹 회장’이다. 2013년 2월부터 중·고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육상 풀뿌리를 키우기 위해 발로 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비를 직접 털면서 어린 육상 선수들의 멘토를 자처하고 있다.

 중·고 육상경기연맹은 전국 430개 중·고교 육상 팀을 관장한다. 정 회장은 선수들의 스파이크와 훈련복은 물론 기량이 좋은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 비용까지 지원해 준다. 2013년과 14년 홍콩에서 열린 인터시티 국제육상대회에는 정 회장의 지원을 받은 한국 대표 선수들이 참가해 좋은 성적을 냈다. 2013년에는 금메달 9·은메달 4·동메달 1개의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정 회장은 27일부터 열리는 올해 대회에도 선수 12명을 이끌고 현지로 날아갔다.

 1988년 서울올림픽 태권도 꿈나무 선수 출신인 정 회장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신고 뛸 스파이크가 없을 정도로 사정이 어려운 선수들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는 지원을 결심했다.

 정 회장은 2013년부터 초등학교 육상경기대회를 신설해 연 2회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홍콩 인터시티대회에 참가해 남자 400m 계주 한국신기록을 세운 계주대표팀에는 대회 현장에서 포상금 5000만원을 내놓았다. 여자 단거리 김민지(20·제주도청),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19·서천군청) 등 그의 지원을 받은 꿈나무들이 한국 육상의 간판으로 성장하고 있다.

 정 회장은 중·고교 선수들을 위한 국제대회를 만드는 한편 대학 팀 창단도 추진중이다. 그는 “한국에서도 우사인 볼트 같은 육상 스타가 나올 수 있다. 힘 닿는 데까지 돕겠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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