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진, 다점 스캔 레이저 적설계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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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술진이 다점 스캔 방식의 레이저 적설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레이저를 쏘아 눈이 쌓인 높이를 측정하는 적설계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여러 점을 동시에 측정해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게 특징이다. 눈이 쌓였을 때는 빗물과 달리 표면이 울퉁불퉁해 한 점만 측정해서는 정확한 값을 얻기 어렵다.

한국기상산업진흥원(원장 이희상)은 진흥원의 기상산업 연구개발 예산을 지원받은 ㈜웨더피아가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다점 스캔 방식 레이저 적설계'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적설계는 2차원 평면에 펼쳐진 평균 40개의 점을 레이저로 스캔해서 평균값을 산출함으로써 정확도 높였다. 1㎜ 단위까지 측정이 가능하고 적설계의 크기도 종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소경화·경량화했다. 24시간 무인측정이 가능한 이 적설계는 사람의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나 심야 시간에도 정확한 적설량 측정이 가능해 폭설 재난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가격은 설치비를 포함해 대당 3000만 원 정도로 예상된다. 연구개발비 2억4000만 원 중 75%는 기상산업진흥원(국고)이 지원했고, 25%는 업체가 부담했다. ㈜웨더피아는 현재 국제 특허를 출원했으며, 오는 10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세계 기상기술 박람회'에도 출품할 예정이다.
㈜웨더피아 이천우 대표는 "제품의 성능이 우수한 만큼 북유럽과 북미, 러시아 등 눈이 많이 내리는 나라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도 공식적인 적설량은 사람이 직접 자를 들고 적설량을 측정하고 있다. 초음파로 측정하는 무인측정기는 온도 변화에 민감해 정확도가 떨어진다. 외국에서도 레이저를 이용한 적설계를 개발, 이용하고 있으나 한 점이나 직선, 원형 등의 형태로 측정하고 있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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