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처치법|화상 우선환부를 차게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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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겨울은 화상이 많은 계절. 화재를 비롯, 끓는 물이나 국·식용유·수증기또는 가열된 물체에 닿아 화상을 입는 가정사고가 급격히 늘어난다.
당황하기쉬운 이같은 화상의 응급처치에 대해 고려대의대 성형외과 백세민교수 (성형재건특수외과연구소장) 로 부터 알아본다.
가정에서의 화상중 가장많은것이 끓는 물이나 국에 의한 것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아기가 뒷걸음치다가 끓는 물솥에 빠지거나 가스 레인지위에 얹어둔 국냄비를 뒤집어 쓰는 경우, 또는 난로·라디에이터·밥솥등에 데거나 뜨거운 목욕탕속에 빠지는경우다.
따라서 아기가 이같은 위험환경에 접근하지않도록 주의해하며 만약의 경우 화상을 입었을 때는 부모가 당황하지 말고 올바른응급조치를 취해야한다.
화상은 그 정도에 따라1, 2, 3도 화상으로 구분하는데 1도화상은 표피만약간 손상되어 불그스럼하게 되거나 약간 붓는 정도를 말한다. 이때는 가정에서 와셀린을 바르는 정도로 자가치료가 가능하고 특별한 치료는 필요없다.
2도화상은 덴 자리가 빨갛게 되고 물집이 생기는 표피성2도화상과 이보다 화상범위가 훨씬 깊은 심부성2도화상으로 구분된다.
심부성화상은 물집은 생기지않으나 덴 자리가 희뿌옇게 변한다.
표피성은 치료를 제대로하면 흉터없이 나올수 있으나 심부성 2도화상이나 이보다 훨씬 심한 3도화상은 흉터를 비롯한 미용상·기능상의 후유증이 남게된다.
표피성 2도화상을 입었을 경우는 우선 깨끗한 찬물이나 얼음물을 묻힌 거즈를 환부에 대주는데 이는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때 얼음자체를 피부에 갖다대는것은 연한 화상조직에 동상까지 겹치게 할수 있으므로 피해야한다.
또 화공약품이나 국물등 지저분한 것에 데었을때는미지근한 물로 씻어내야하는데 상처를 비비게 되면 감염되거나 손상을 더주게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물집은 기능상 장애가 되는 경우외에는 터뜨리지 않는 편이 좋다. 물집속의 액체는 단백질이 많은 체액으로 균들이 자라기 좋은조건을 갖고있어 터뜨리게되면 외부의 균이 침범할가능성이 높아진다.
물집은2∼3일이면 저절로 흡수되므로 일부러 터뜨릴 필요는 없다.
그다음 상처부위의 수분증발과 감염을 방지하고 지방질을 보충하기위해 와셀린이나 항생제연고를 바르도록 한다.
정상적인 피부는 계속 지방을 분비하는데 화상부위는 이들 세포가 손상되어 피부가 마르고 가려워지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페니실린이나 테라마이신등의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도 좋으나 의사의 지시에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화상부위가 넓거나 깊은 화상을 입었을때는 조직손상이 더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가정에선 우선 찬물로 상처를 식혀준 다음 병원으로 옮겨 치료한다. 상처부위의 옷은 피부에 손상이가지않도록 가위로 잘라내거나 조심스럽게 벗기고 체온보호를 위해 담요로 감싸준후 즉시 병원으로 옮기도록 한다.
안면부나 수족부·회음부등은 기능장애등 심각한후유증이 올수 있으므로 정도가 가벼운것 같이 보여도 입원치료를 받는 쪽이 좋다.
상처가 아무는 동안에는 지방분비가 안되기 때문에 세포기능이 회복될때까지는 매우 가렵고 환부를 볼 때 번쩍거리는데 이것을 방지하기위해 지방질이 풍부한 콜드크림이나 와셀린, 기타지성크림이나 연고제를 계속 발라주게된다.
가끔 볼룩하게 피부가 나오면 압박붕대를 감아 눌러주면 어느정도 환부돌출을 방지할수 있다.
그러나 피부 전층이 손상된 심부성 2도화상이나 3도화상에서 상처 부위의지름이 2∼3cm 이상이 되면 피부이식술을 받는 수밖에 없다. 특히 관절부위나 목 부위는 심각한 기능장애가 따르므로 피부이식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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