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빗물 분석 능력 세계 최고

중앙일보

입력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센터장 허복행)가 세계 48개국의 71개 기관이 겨룬 빗물 성분 분석능력 비교 실험에서 독일·일본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기상청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 세계기상기구(WMO) 지구대기감시(GAW) 프로그램인 제52차 강수화학 국제비교실험에서 최우수 성적을 거뒀다고 22일 밝혔다.

강수화학은 대기 중에 가스 형태나 입자 형태로 떠 있는 물질이 비·눈·안개 등에 의해 지상으로 떨어지는 것을 채집해 수소이온농도(pH, 산성도)와 전기전도도, 이온 등 화학성분을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비교 실험에서는 강수화학데이터센터가 세계 71개 기관에 시료 3개씩을 나눠주고 각 11개 항목을 측정·보고하도록 한 다음, 측정값의 정확도로 분석 능력을 평가했다. 강수화학센터는 미국 뉴욕주립대에 있는 전세계 강수화학관측 자료를 관리하고 공유하는 기관이다.

이번 실험에서 한국의 기후변화감시센터는 '시료 1'과 '시료 3'은 각 11개 항목 측정값 모두 '우수' 평가를 받았고, '시료 2'의 황산염(sulfate) 항목에서만 한 단계 낮은 '양호' 평가를 받아 최종 62점의 점수를 받았다.

2위를 차지한 독일의 모 기관도 '시료 1'과 '시료 3'은 11개 항목 측정값은 모두 우수 평가를 받았지만 '시료 2'의 칼륨 이온 항목에서만 분석 한계치를 벗어나는 바람에 한국보다 1점이 낮은 61점을 받았다. 또 일본과 폴란드의 측정기관은 58점으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국제비교실험은 전 세계 강수화학 관측소의 분석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강수의 화학성분 분석은 대기 중에 떠 다니는 오염물질이 산성비로 이어져 하천과 토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건물을 부식시키는 등 환경문제를 일으킴에 따라 시작됐다.

현재는 이를 통해 기후변화 물질의 장거리 수송과 기후변화 파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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