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영화 주제가로 美서 음반저작권료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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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학 철학과 교수(연세대 원주캠퍼스)이자 영화음악가인 조성우(40)씨가 국내 대중음악가로는 처음으로 미국에서 음반저작권료를 받는다.

조씨에게 저작권료를 안겨준 것은 이영애.이정재가 주연한 영화 '선물'의 주제곡인 '마지막 선물'(라스트 프레즌트)로, 노르웨이 출신의 세계적인 뉴에이지 그룹인 시크릿 가든이 연주했다.

이 곡은 2001년 미국에서 발매된 시크릿 가든의 베스트 앨범 '드림캐처(Dreamcatcher)'에 수록돼 그에게 저작권료를 챙겨주는 '효자'노릇을 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 조씨가 받는 저작권료는 3천43달러. 이는 2001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앨범 4만2백11장에서 얻어진 것이며, 앞으로 판매량에 따라 저작권료가 더 늘어난다.

조씨는 "저작권료 액수보다 우리 영화음악 수준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곡을 만든 후 시크릿 가든이 연주하면 좋을 것 같아 악보를 보내 연주를 제안했더니 '음악이 맘에 든다'며 흔쾌히 동의해 더블린에서 녹음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면서도 왕성하게 영화음악에 참여해 왔다. 96년 김성수 감독의 '런 어웨이'로 영화음악 일을 시작한 그는 '8월의 크리스마스''봄날은 간다'를 비롯해 최근에 개봉된 '와일드 카드' 등 20편의 영화에서 음악 감독을 맡았다.

그는 '해적, 디스코 왕이 되다'에서는 아카펠라 그룹인 리얼 그룹, '봄날은 간다'에서는 이사오 사사키와 마쓰토야 유미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그는 철학 공부에 매달리면서도 음악을 떠난 적이 없다. 대학(연세대) 때 서강대 록 그룹인 킨젝스에서 기타를 연주했고, 대학원 시절에도 작.편곡 레슨을 받았다.

대학 시절 중이염으로 왼쪽 귀의 청력을 완전히 잃은 그는 오른쪽 귀로만 음악을 들으며 작업한다. 현재 김성수 감독의 영화 '영어완전정복' 음악 작업을 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도 학교 일과 음악을 병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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