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정부-사설방송 치열한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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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프랑스의 방송감독기관인「시청각통신 감독위원회」가 지난4일 파리의 일부 「자유라디오방송」(사설방송) 이방송규정을 어겼다고 이들에게 각각 10일에서 30일동안의 방송중지를 명령해 정부와 사설방송간의 해묵은 방송자유논쟁에 불을 지폈다.
방송중지명령을 받은 사설방송은 야당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라디오 솔리다리테, 친공산당계의 TSF 93, l백만명의 청취자를 확보, 국영 방송을 위협하고 있는 NRJ, 무정부주의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라디오 리베르태르 라 브와 드 레자르와95·2등 6개방송으로 제한출력초과·규정주파수 변경사용등이 방송중지명령의 이유가 됐다.
이 위원회가 사설방송의 방송중지를 결정한 것은 처음이다.
당국은 이들 사설방송이 허용방송출력 이상으로 출력을 높이고 규정주파수를 무시해 항공·항해·경찰·소방관서등 의 공공업무에 긴급한 무선통신을 방해하고 국영방송의청취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는 1926년 방송을 국가가 독점, 기존의 모든 사설방송을 3개의 전국, 18개의 지방국영방송에 한 이후81년 사회당정부 등장때까지 국가독점-사설방송허가-국가독점등으로 옆치락뒤치락 하다가 81년9월 3년마다 허가를 경신토록하는 조건을 달아 사설방송을 인정했다.
방송을 국가가 독점하는동안 이에 항거하는 지하방송, 해적방송이 판을 쳐 일정한 테두리안에서 이들을 양성화한 것이다.
정부허가를 받은 사설방송은 방송중 의무적으로 매15분마다 방송국 이름과 주파수를 밝혀야하고 프로그램의80%이상을 자체제작할 것,1주일에 24시간이상 방송할것등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사설방송의 광고방송을 규제했으나 사설방송관계자들의 거센 반발로 지난5월 광고방송을 허용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방송감독기관은 파리의 경우 사실방송의 출력을 , 50∼5백W로 제한하고 경우에따라 2·5kw까지 허용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사실방송이 3kw이상의출력으로 방송하고있으며 국영 프랑스 앵테르·프랑스 뮤직·프랑스 퀄튀르등을 위협할 만큼 청취율이높은 NRJ는 40kw로 방송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져있다.
사설방송의 주파수는 파리의 경우 23개주파수가 공식허용돼 있으나 40개의 파리사설방송이 이를 지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형편이다.
방송중지명령이 내린「자유 라디오 방송」 들은 정부의 주장이 한낱 사설 방송을 규제하려는 악의적구실이라고 비난하고 『국영방송엔 10km이상의 출력을 허용하면서 우리는 왜 안되느냐』 , 『사설방송을 허가하고 광고를 빼앗더니 이번엔 광고를 주고 방송을 못하게한다』 며 중지영령에도 불구, 방송을 계속할 태세다.
NRJ는 정부가 물리적으로 강압한다면 법정투쟁으로라도 맞서겠다는 각오를 보이는 한편, 8일 시청앞 광장에서 있은 항의시위에 빠짐없이 참가해달라고 청취자들에게 호소했다.
야당가에서는 정부가 사설방송탄압의구실찾기에 급급하다며 차제에 텔리비전의 민영화도 이뤄져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라디오 솔리다리테는 총선거에 앞선 사설방송규제,방송의 워장검열이라고 규탄하고있다.
방송중지명령은 금명간 관보에 공시되면서 효력을 발생할 예정이나 해당방송국뿐아니라다른 사설방송·언론단체들이 언론탄압이라고 반대하고 있고 청취자들의 분개, 격려전화·전보가 방송관계자들에게 답지하고 있어정부와 사설방송의 한판 승부가 주목된다.
현재 프랑스의 사설방송은 직원 10∼40명의 소규모 FM방송으로 전국적으로 약 7백개에 이르며 연간 10만프랑 (약 9백만원)정도의 정부보조금을 각각 받고있다.
규모가 큰 지방신문사들은 대체로 1개이상의 사설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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