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매규제 실효 미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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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판매거래 규제조치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채권의 시장수익률은 오히려 오르고 있고 대기성 소액자금들만 주로 은행환매채쪽에 몰려들어 역금리를 감수해야하는 은행들이 울상인가하면 단자사의 총수신은 물론 은행의 저축성예금조차 그증가세가 크게 떨어졌다.
한은이 발표한 11월중 통화동향에 따르면 금리가 인상된 지난달 5일이후 월말까지 ▲은행의 요구불 예금은 무려 2천억원이 빠진반면 ▲그만큼 환매채 매출이늘어 은행이 1천1백6억원, 증권회사가 9백10억원등 모두 2천16억원어치의 환매채를 팔았다.
같은 기간 단자사의 총수신 증가액이 단지 4백9억원으로 올들어 10월까지의 월평균 증가액 1천4백인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사실까지를 함께 놓고보면 완매에서 빠져나온 자금이나 단자사 취급 담보부 어음등에 가있던 대기성 자금들이 유리한 조건의 환매채쪽으로 얼른 옮겨갔음을 알수있다.
곁으로 봐서는 완매규제의 효과가 나타나는듯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우선 증권사 환매채보다 은행 환매채쪽에 더 많은 자금이 몰려드는 것이 문제다.
은행들은 환매채매출 금리연 12·7% (91일이상 경우) 보다 훨씬 싼 「국공채」만을, 그것도 「발행시장」에서만 인수해와 일반에게 팔수있다. 따라서 은행환매채 매출이 아무리 늘어봐야 ▲유통시장에서의 국공채 수익률이 떨어질리없고 ▲오히려 은행수지만 크게 악화시킬 뿐이다.
또 현재까지 환매채로 들어오는 자금은 거의가 건당5천만원미만인 과거의 「소액판매자금」들이란것도 문제다.
이들 소액판매자금들은 과거 판매시장에서도 연12·5∼13%정도의 「푸대접」을 받던 자금들이다.
시장금리가 떨어지려면 과거 연14%이상을 받던 거액완매자금들이 즐겨 증권사 환매채쪽으로 돌아가야하는데 그렇지 않은것이다.
이에따라 지난달 5일이후 30일까지의 국공채평균수익률은 연15·47%, 회사채 평균 수익률은 연14·96%로 올들어 10월까지의 평균수익를 연14·04% (국공채), 연13·88% (회사채) 보다 각각 1·08∼1·43%포인트썩 뛰어올랐다.
또 은행 저축성 예금의 증가세도 크게 떨어져 11월중에는 10월의 3배나되는 돈(총통화)이 풀렸는데도 저축성예금 증가액은 오히려 3분의1로 줄어드는 이상현상을 보였다.
총통화증가액은 10월중 1천3백15억원, 11월중 4천97억원이었고, 저축성예금 증가액은 10월중 3천9백72억원, 11월중 1천4백54억원이었다.
결국 최근의 은행저축성예금증가는 바람직한 「저축」이 아니라 대출실효금리를 올려주는 「금리보완수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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