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축구도박사들 된서리|아시안컵 축구 심판등 매수, 승부조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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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싱가포르=박군배특파원】아시아축구계에서 오랫동안 암약해오먼 축구도박사들이 된서리를 맞고있다.
싱가포르경찰의 특수범죄수사대는 4일 직업적인 축구도박사의 혐의를 가진 8명의 남녀를 구속했으며 이들로부터 도박자금으로 사용될 것으로 추측되는 10만달러(한화 8천만원)을 압수했다.
싱가포르경찰에 따르면 6명의 말레이시아인 남자와 2명의 태국여인인 이들 도박사들은 지난 3일새벽 오벨로이호텔에 묵고있는 3명의 시리아선수들을 불러내 4일밤의 사우디아라비아-시리아경기에서 시리아측이 2골을 실점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선금으로 2만5천달러, 경기후 다시 2만5천달러의 사례금을 지불하겠다는 제의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시리아선수들은 다시만나 의논키로하고 도박사들과 헤어진 후 이 사실을 선수단임원에게 알려주었고 시리아선수단임원은 다시 싱가포르경찰에 연락했다.
싱가포르경찰은 수사에 착수, 4일 시리아선수를 다시 만나기위해 찾아온 5명의 도박사들을 체포했으며 이들외에도 아시안컵대회 국제심판들이 묵고있는 파라마운트호텔에 투숙중인 4명의 국제도박사들의 동태도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싱가포르경찰의 수사에서 드러난 바에 따르면 아시안컵대회에서 지난2일 한국-사우디아라비아, 이에 앞서 카타르-시리아와의 경기에서 각각 주심과 선심을 맡은 말레이지아심판「조지·조셈」이 축구도박단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인물이라는 혐의가 짙어지고 있으며, 그 배후에는 또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심판위원장「알바레스」(필리핀)가 연루되어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어 각국 축구인들에게 심각한 충격이 되고있다.
싱가포르경찰은 각국의 선수들이 축구도박사들의 유혹에 흔들릴 우려가 많다는 판단아래 사복경관들을 24시간 숙소와 경기장및 연습장에 동행시키고 있으나 한국과 싱가포르선수에대해서만은 도박사들과의 관련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있다.
동남아지역의 직업적인 전문도박사들은 국제대회때마다 최소50명에서 2백여명까지 말레이지아·태국·홍콩·싱가포르·필리핀등으로부터 집결, 도박사 한사람이 한게임에 최소 미화 1만달러이상의 돈을 걸고 있다는 소문이다.
이들은 비밀의 연락망을 갖고 있으며 은밀한 장소에서 회동, 경찰의 눈을 피한다.
도박사들은 경우에 따라 한게임의 도박에서 10만달러이상을 버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거액을 들여 심판들을 매수, 승부를 조작하는 농간을 부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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