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유머] 자라 보고 안놀라고 솥뚜껑 보고 놀라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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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오늘 나는 속담을 과학적으로 검증해 보기로 했다.'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가 나의 분석 대상이었다.

정말 어렵사리 자라와 솥뚜껑을 구했다.

길가는 아저씨와 아주머니들에게 자라를 보여드렸더니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 귀엽다고 자라 등을 쓰다듬어주는 누나도 있었다. 어떤 아저씨는 입맛을 다시며 뭔지 모를 소리를 했다.

"아~거, 용봉탕 생각나는구만."

놀라는 사람은 없고 오히려 '용봉탕'소리를 듣는 순간 자라가 놀라 움찔하는 것 같았다.

방법을 바꿔 봤다. 골목에 숨어 있다가 누가 지나갈 때 갑자기 튀어나와 얼굴 앞에 자라를 확 들이댔다. 이번엔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일단 성공한 듯했다. 하지만 뒤이어 솥뚜껑을 보여줬을 때 놀라는 사람은 없었다. 정반대로 "요즘 세상에 무쇠 솥뚜껑이 다 있네"라며 신기해 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아,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할머니께서는 늘 "옛말에 그른 게 없다"고 하셨는데.

내일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을 실험해봐야겠다.

출처:(www.fa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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