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우대와 무승부 1-1|종료 36초 못 지켜 "통한의 눈물" 삼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아시안컵 축구【싱가포르=박군배특파원】한국은 월동한 우세에도 마지막 36초를 견디지 못해 통한의 동정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불리한 판정도 있었지만 끈기와 뒷심이 부족한 한국축구의 약점을 다시 드러냈다.
제8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일명 아시안컵축구) 이틀째인 2일 밤 숙적 사우디아라비아와 격돌 후반6분30초 박창선의 센터링과 변병주의 패스를 받은 이태호가 송곳찌르듯하는 날카로운 슈팅을 적중시켜 통쾌한 것 승리를 올리는 듯 했으나 경기종료 불과 36초전 믿기 어려운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10년 적공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이골은 「살레·알도사리」(14번)의 코너킥을 헤딩으로 밀어넣은 「마예드·압둘라」의 걸작. 「마예드」는 『사막의 펠레』「아라비아 흑진주』라 불리는 장신의 센터포워드로 지난 5월 LA올림픽예선에서 통산 6골로 득점왕이 되어 일약 아시아의 골게터로 등장했으며 한국과와 5-4역전승때 수훈의 2골을 넣은바 있는「코리아 킬러」.
문정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월드컵팀은 이날 시종 맹렬한 공세로 경기를 주도, LA올림픽 예선때와는 달리 전략의 월등한 우위를 보였다.
싱가포르의 매스컴들은 『한국의 4-1 승리가 어이없이 1-1 무승부로 뒤바뀌었다」고 표현했으며 『두골은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또 한골은 교체 FW 최광지의 멍청한 슛으로 날려 버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은 전반14분 박창선의 롱슛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간담을 서늘케 했고 3만5천여의 관중의 탄성을 자아내는등 강세를 보이다 전반종료 직전 이태호·변병주의 대시와 연속 슈팅으로 골인이 되었으나 오프사이드로 처리되었고 후반 34분 변병주의 슈팅이 사우디아라비아의 GK 「압둘라·알디아예」를 때리고 떨어질 때 최광지가 다시 슛, 완벽한 추가골을 잡았으나 납득하기 힘든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관중들의 세찬 야유까지 불러 일으켰다.
한편 후반 30분 김석원과 교체돼 들어간 최광지가 코너킥후 이태호가 만들어준 완전무결한 찬스를 GK정면으로 보내주는 어이없는 실축으로 놓쳐버렸다.
한국은 5일밤10시(한국시간) 쿠웨이트와 2차전을 갖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