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자본」융자 내년부터 대폭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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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달 수권자본금 2백억원 규모의 한국기술금융(주)(KTFC)이 발족되자 기존의 3개 모험자본회사들도 자본금및 운용자금을 늘려 내년에는 본격적인 벤처비즈니스 시장이 형성된다.
우수한 기술재발만 있으면 무담보로 기업화 자금을 얻어 쓸수 있는 벤처비즈니스는 미국의 퍼스컴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애플사, 복사기의 대명사 제록스등의 성공사례로 대표되고 있다.
이러한 모험자본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지난 74년 한국과학기술원과 한국기계연구소가 공동으로 출자한 한국기술진흥(주)(KTAC)이 최초.
KTAC는 자본금 12억원으로 출발, 과학기술처 산하 9개 연구소에서 나오는 기술개발결과의 기업화를 중점사업으로 현재까지 11개의 투자회사를 설립하는등 총14억원의 자금용 투자했다.
그러나 KTAC는 연구소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투자대상이 제한되어 있었다.
이어 81년에 설립된 한국기술개발(주)(KTDC)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하기 시작, 지금까지 총 l천l백억원정도의 투자·조건부융자·신용대출 등을 해왔다.
82년에 자본금 3억5천만원규모로 설립된 한국개발투자(주)(KDIC)는 지금까지 9개의 신규 투자회사 설립, 기존회사 주식지분참여등의 형태로 45억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했다.
이들 모험자본회사들은 그동안 자금을 공급해 오면서 너무 투자의 안전성만을 강조, 담보부 융자에만 치중해 은행과 다를바 없다는 비난도 들었다.
모험자본회사들이 자금을 공급하는 형태는 크게 투자·조건부융자·일반대출의 세가지로 나뉜다.
투자는 신기술의 상업화를 위해 주식지분을 소유하는 형태로 출자, 대상업체와 공동으로 새로운 법인을 만드는 것. 조건부 융자는 30%이하의 담보를 잡고 자금을 대출한 후 사업성과에 따른 과실을 모험자본회사측이 나누어 갖는 방식이다. 이밖에 일반대출은 일반은행 대출금리 수준으로 담보를 잡고 자금을 내주게 된다.
이 가운데 투자와 조건부 융자가 본래 의미의 모험자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급돼온 모험자본총액 l천2백억원 가운데 대부분인 1천1백억원이 일반대출이었다.
이에대해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사업부 유승구부장은 『모험자본은 원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개발을 촉진키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은행과 같은 수준의 담보를 요구하는 일반대출의 경우 담보능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소외되게 마련이다. 투자·조건부 융자·무담보 신용대출을 늘려야 모험자본이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본격적인 모험자본시장의 역사가 4년밖에 안되는 우리나라의 경우 운영자금및 기반형성을 위해 모험보다는 안전쪽에 더 치중해온 것은 사실이다.
KDIC 기획관리부 박덕달부장은 『초기단계에 있는 우리나라 모험자본의 경우 회사의 존속을 위해서도 안전성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전체시장의 자본금및 운영자금이 50%정도 증가하는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모험사업에 상당한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내년에는 4개 모험자본회사가 투자하는 자금총액이 1천8백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금년에 신설된 KTFC가 설립자본금 1백억원에 내년에는 1백억원을 추가하는 한편 총운용자금을 2백50억원 정도로 잡고 있다. 한편 가장 큰 규모의 KTDC는 내년중 정부출자·회사채 발행등으로 4백40억원의 추가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및 대출비율도 자금액수기준으로 84년까지 30%정도에서 85년에는4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밖에 l백%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KDIC도 자본금을 현재 75억원에서 l백억원으로 늘리고 외국자본 15억원을 유치, 1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35억원정도의 신규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김상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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