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서 밝힌 사례를 보면…"취업"에 남녀차별 심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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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어떤 광고회사는 여자라고 입사원서조차 안줬고, 또 어떤 회사는 각대학 신방과에 졸업반 학생 추천의뢰서를 보내면서 여자대학은 뺐더군요. 성적이 좋아 교수추천을 받아 면접은 치렀어도 여자들은 모두 떨어졌어요』
고대 신방과 4학년생인 설진아양의 얘기다. 우리사회가 대졸여성들을 받아들여 주지 않는다는 안타까운 호소다.
지난 10월말 서울의 9개대학 신방과 여학생 7백여명이 모여 신방과 여학생협회(회장 이화실)를 구성했다. 그들은 한국여성단체협의회·대한 YWCA등 여성단체를 찾아가 입사시험의 기회조차 주지않는 남녀차별의 현실을 호소했고, 모회사 앞에서 집단시위를 했다.
이러한 대졸여성의 문제를 중심으로 취업상의 남녀차별에 관한 토론회가 11월30일 하오 한국여성단체 협의회에서 열려 관심을 모았다.
이자리에서 오경자 여협사무처장은 여성들로부터 접수된 취업상의 여성차별은 무척 다양하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직장이 남성은 공채, 여성은 특채로 취직시험을 볼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취업을 해도 승진불평등·결혼퇴직제·출견휴가 기피·봉급이나 수당차별등 불평등하게 여성을 취급한다는 것이다.
이병태 교수(한양대 법대)는 출산등 여성의 생리적 특성으로 인한 기업의 손실을 정부가 조세혜택등으로 보완하면 기업의 여성기피 현상을 완화시킬 것이라고도 했다. 황건씨 (한국 경영자 총협회 조사부장)는 엘리베이터걸 23세, 버스차장 27세등의 난센스 정년등 여성근로자에 대한 각회사의 불평등 사규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대표로 유일하게 참가한 현대그룹 인사담당 차장 이낙경씨는 직업은 한정되어 있는데 공급은 많은 근본원인외에 사회구조의 문제·기술집약적 업종에의 치중등이 여성기피의 원인이라고 했다.
송화영양(이대 신방과3년)은 『여성취업의 문제는 투기·카바레 출입등 이사회의 암적인여성문제와 함께 묶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3시간여에 걸친 열띤 토론은 이렇다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지만 그만큼 이사회의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취업의 문제가 심각함을 반증해주는 것이었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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