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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장벽, 아이디어로 뚫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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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무역여건이 점점 어려워지고있다. 수입규제가 강화되고있는것이다. 상품을 파는쪽은 경쟁이 치열해질수밖에 없다. 타성적인 생산·판매로는 살아남을수가 없다. 규제를 피할 소재를 찾아내고,고가품을 개발하고, 눈길을 끌수있는 이색상품을 찾아내는데 성패가 좌우된다.
올해 「수출의 날」포상도 수출저변확대를 유도한다는 취지에서 중소수출업체·전문업체·신상품개발등에 포상의 포인트를 맞추었다.
우선최고영예의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유림통상 (이윤채)은 주종인 스웨터등 섬유류가 미국등의 쿼터에 묶이자 실크·앙골라등 비쿼터 신소재를 개발함으로써 수입장벽의 벽을 뚫을수 있었다.
은탑을 받은 조선인터내쇼날 (이민주)은 프랑스수출에 쿼터규제를 받지않는 말레이지아를 택해 현지법인을 세워 대프랑스및 유럽시장을 뚫고들어갔는가하면 특혜관세 혜택을 받기위해 고유모델을개발, 3종의 특허를 얻어내는등 규제대처가 철저한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탑을 받은 인성상공(남기석)은 전자완구를 집중개발, 올해만도 7백만달러를 수출했고 특히 「로버트 진」은 미국특허권을 얻어내 독점수출하고 있다.
10년전부터 주방가구를 만들어온 한샘(조창걸)은 사우디아라비아에 2개 지사를, 미국에는 뉴욕지사와 로스앤젤레스대리점을 설치했을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에는 많은 시공기사요원을 파견하여 아프터서비스에의한 판매전략을 폄으로써 올해 2백17%의 수출신장률을 이룩했다.
한편 회사를 차린지 불과2년반밖에 안된 아동(김내권)은 최신형의 컴퓨터용 마그네틱 헤드를 개발,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음으로써 1천5백90만달러수출, 신장률2백%를 기록했다.
공산품이 수출품목으로 판치고있는 속에서도 아진산업(노원석)은 수확기에 쏟아져 나오는 밤·딸기·양파등의 농산물을 사들여 냉동저장했다가 물건이 들어갈때 수출, 5백78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또 우리나라 낚시업계로서는 처음으로 82년 외국기술자를 불러다가 품질개선을 추구해온 태원(정원모)은 카본제품을 개발해 낚싯대만으로 5백33만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12년동안 인켈전축을 만들어온 동원전자(조동식)는 80년 미국의 셔우드를 인수해 미주에서는 셔우드상표로, 유럽및 기타 지역에서는 인켈상표로 진출한 이래 금년에2천3백만달러를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시장개척및 확보이외에 이색상품개발도 눈에 많이 뛴다.
예들 들어 대웅(윤재식)이 내다판 「셀프 라이터」는 담배케이스·재떨이·라이터의 세가지 기능을 합친것으로 담배를 꽂으면 7초만에 자동적으로 불이 붙는다. 서독·사우디아라비아·호주 등지에 80만달러어치를 팔았고 내년에는 1백50만달러어치를 팔 계획이다.
크리어전자(정명보)가 미국에 1만5천달러어치를 수출한 충전식 라디오는 세계최초개발품으로 1회 충전으로 14시간 사용할수 있다.
또 미국등에서 양배추 인형이 유행하자 요업개발공사(정세화)는 재빨리 도자기양배추인형을 미국에 내다팔아 1백57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만진(김수야)이라는 회사는 안경테에다가 직접회로(IC)칩을 붙여 AM방송을 들을수있게한 「룩·사운드」를 개발, 미국과 싱가포르및 서사모아에48만달러어치를수출했다.
전통공예품도 한몫을 한다. 3대째의 가업을 물러받았다는 김재희씨(삼동공예사)는 한지에 들기름을 먹여 민속화를 그려넣은 종이우산을 프랑스·미국·일본등에 5만달러어치를 팔았다.
그는 또 대나무로 조명등을 만들어 민속화를 그려넣어 4만달러어치를 팔았고 풍속·전래 의상등의 한국고유 디자인으로 크리스머스 카드를 만들어 7만달러를 수출한 「바른손」(이응삼)도 비슷한 경우다.
반대로 삼신코퍼레이션(서해도)은 상대방 고유문화를 활용한 케이스. 아라비아인의 고유의상을 만들어 사우디아라비아에 3백50만달러어치를 내다 팔았다.
민속공예가 있는가하면 첨단및 고도기술제품도 있다.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개발한 삼성반도체(강진구)의 64KD램 반도체가금년부터 수출돼 10월말까지 2백50만달러를 수출했고, 금년말까지만 7백만달러어치가 예상된다.
통일산업(문성균)은 공작기계에 컴퓨터프로그래밍을 연결시켜 무인화작동이 가능한「머시닝센터」를 만들어미·일·유럽에서 인기를끌고있다. 수출액은 3백만달러.
삼호기계(김창태)는 노동집약적인 셔틀직기의 단점을보완해 컴퓨터 컨트롤장치를 붙인 직기를 만들어 미국에2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아이디어의 승리를 입증하는 예도 많다.
도둑이 자동차문을 열거나유리창을 깨뜨릴때 또는 뒤트렁크를 열 경우 영어·독어·불어·스폐인어등으로『도둑이야』하는 소리를 내는「말하는 자동차 경보기」도 고려경보기(김준태)에 의해 1백10만달러어치가 수출됐다.
비슷한 상품이라도 조금만 더 개발하면 훨씬 잘나간다. 흔한 로보트완구에 사람의 음성을 알아듣고 움직이도록 컴퓨터화한「로보컴」이 일성(정은조)에 의해 개발돼 39만달러어치가 나갔다.
그린가하면 동형전선(박주동)같은곳은 품질관리에 배려, 생산품인 마그네트와이어가 지난 5월 국내 와이어로서는 처음으로 미공업안전규격 「UL」을 따내고 미GE사의 납품업체로 지정돼6백만달러를 수출할수 있었다. <한남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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