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린건 돈인가 목숨인가,, 박보희씨 납치극 의문점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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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9월 납치당했다가 풀려난 통일교의 박보희씨는 이번 사건이 교주 문선명목사의 복역을 틈타 일어난 통일교안의 권력다툼에서 비롯된 것일지 모른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이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교 신자로서 평소 불만을 품고 있었던것으로 알려진 남상휘·서영수씨등이 통일교 서열로 보면「입문생」에 지나지 않아서『세력다툼할 위치에 있지않으며, 세력다툼할 상
대도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자기가 풀려난 후 문선명목사는 『박씨가 신앙심을 갖고 위기를 극복하려하지 않고 비굴하게 행동했으면 살아나오지 못했을것』이라며 위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후 처음으로 무장 경호원을 데리고 다닌다고 밝혔다.
이사건은 박씨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의문점들이 남아있다.
이처럼 엄청난 범행을 저지른범인들이 첫 12시간동안은 왜 돈이야기를 거론하지 않고 박씨를 죽이는것만이 그들의 임무
인 것처럼 행동하다가 주범 서씨가 나타난후부터 몸값을 요구하기 시작했을까? 또 그처럼 치밀한 음모끝에 돈을 받아낼 보장없이 왜 박씨를 풀어줬을까?
첫째 의문에 대해 박씨는『나를 정신적으로 무너뜨려 투지를 꺾은다음 돈을 요구하려는 술책이었던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에 쫓기는 범인들이 그처럼 오래 돈이야기
를 하지않은것은 원래의 목적이 12시간 사이에 변경되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을 낳는다.
둘째 의문에 대해 박씨는『나도 사나이로서 일단 그들과 약속한 것은 지키기로 마음먹었고 그들도 나의인격을 믿고 풀어준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범인들이 풀어준 다음 혼자 은행에 가서 스위스로 50만달러를 송금했다는 것인데,그렇게 하지 않아도 다시 자기 신변에 위해를 가하리라는 위험은 전혀 없었다고 말하고 있
다.
그는『일단 약속한것은 지키겠다. 그러나 그 돈이 목적지에까지 전달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고 범인들에게 말했다는 것이다.

<사진>박보희씨가 주범 서영수씨등에 의해 40시간동안 감금되어 고문과 협박을 받았던 뉴욕근교 슬레이트 힐에 위치한 아람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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