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괴질병원약은 무엇인가-보사부·학계의 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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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근 유행했던 농촌괴질의 정체는 박테리아균의 일종인가, 바이러스의 일종인가 보사부와 의학계간의 견해와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박테리아의 일종인 렙토스피라
균이라고 발표한 국립보건원측의 조민기박사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이항원」도 발견됐다고 밝힌 고려대 이호왕박사의 연구결과와 주장을 30일에 있을 예정인 대한감염학회
보고에 앞서 들어본다.
우리가 조사대상으로 삼은 원주와 광주지방의 이른바「농촌괴질」은 박테리아의 일종인 렙토스피라균에 의한것이 틀림없다.
원주의 환자는 8명이었으나 비교하기 위해 가족12명을 포함, 2명을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광주의 입원환자는 8평이었으나 증상을 보인 9명과 숙식을 함께하는 39명등 모두 75명을조사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주의 환자는 8명 모두 혈청반응에서 렙토스피라 양성으로 나타났고광주는 27명중 24명(88.9%) 이 양성반응을 보였다.
분리된 렙토스피라 균주9가지는 사람(환자)한테서 2가지, 들쥐에서 7가지가 추출된 것이다.
렙토스피라균이 분리된 환자 2명중 1명은 숨졌고 이 항원으로 마르모트에 실험한 결과 모두 병원성이 있는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에서 가져온 항원 5종류, 항혈청 5종류의 반응검사결과도 마찬가지였다.
국립보건원도 처음에는 렙토스피라에 의한 질병인줄은 짐작을 못해 이에대한 가검물 채취준비를 못하고 현장에 갔었다. 이때문에 원주의 처음 발병환자 6명에게서는 균분리를 포기
했고 뒤늦게 발병한 2명으로부터 분리에 성공했던 것이다. 현장을 함께 갔던 역학조사반의김정순교수 (서울대 보건대학원) 의 견해도 일치했다.
우리가 이를 렙토스피라균에 의한 것이라고 확신하는것은▲환자로부터 균이 분리됐고▲같은 증상을 가진 다른환자의 혈청에서도 렘토스피라에 대한 항체가 있었으며▲함께 먹고자는
관계라도 환자아닌 사람에게는 항체가 전혀 없었다는 점등이다.
즉 앓는 사람에게서는 항체가 나왔으나 앓지 않는 사람에게서는 항체가 전혀 없었다.
균이 분리된 환자도 발병초기에는 혈청검사에서 음성반응이 나왔지만 2주쯤 지나자 양성반응이 나타났다.
이호왕박사팀이 16명중 3명에게서 렙토스피라균이 검출됐다고 주장하는것은 16명 모두가환자가 아니므로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또 「괴질로 추정된 1백4명의 환자」혈청검사를 했
다고 하나 우리가 조사한 환자는 35명이므로 검사대상부터 다르다.
참고로 환자아닌 사람의 검사결과로 보면 원주의 환자가족 12명은 모두 음성반응이었고 광주는 증상을 보인9명중 2명(22.2%) 과 숙식을 같이하는 39명중 1명(2.5%) 만이 양성반응
이었다. 환자아닌 사람의 대부분이 음성반응일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뒤늦기는 했지만 롑토스피라균을 인체에서 분리한 것은 우리나라에선 처음있는 일로 의학계의 개가라고 자부한다.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 관심있는 학자들에게 원한다면 혈청과 균주를 공급해줄 자신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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