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홀린 비데, 배설물로 장 건강 알아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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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본 리실 홈페이지 캡처]
[사진 일본 토토 홈페이지 캡처]

중국인 관광객 유커(遊客)들이 올해 춘제(春節) 기간(2월 18~24일) 일본에서 1조원어치 이상 사들인 물품 중 단연 인기가 높은 제품은 일본산(産) 비데였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비데로 대표되는 화장실 변기가 신기술의 집약체라고 16일 보도했다. 비데 보급률이 80%에 달하는 일본의 웬만한 화장실에는 온수가 나와 세정까지 해주는 비데가 놓여 있다.

일본 비데는 볼일 보는 변기 그 이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일본 대표 비데업체인 토토(TOTO)의 경우 시나가와현에 위치한 연구소에서 2020년까지 개인 건강 진단실 역할을 하는 비데를 만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사람의 배설물 농도를 측정해 장 건강까지 체크하는 똑똑한 변기다. IT기술과 의료를 결합하는 사례다.

일본의 또 다른 비데업체인 리실(Lixil) 역시 특수 비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데를 소형 수력발전기로 쓰게 만든다는 것. 지진 등으로 정전사태가 생기더라도 비데가 있으면 안심이다. 비데에 있는 물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일정 시간 동안 공급할 수 있게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일본 변기 업계는 심지어 아프리카 농업에도 기여한다는 꿈을 갖고 있다.

비데업체 리실은 아프리카 케냐에서 '스마트 변기'를 통한 농업혁명 실험을 하고 있다. 사람의 배설물에서 뇨(尿)성분과 변을 분리해낸 뒤 발효시킨다. 이를 비료로 만들어 활용하면 아프리카 농업 생산량을 늘리는데도 보탬이 된다는 설명이다.

환구시보는 “만약 아프리카 케냐에서 이 실험이 성공을 거둔다면 비데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 모델로서 개발도상국 국가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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