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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 "제가 부진했어요. 이제 욕심낼게요"

중앙일보

입력

지소연 선수.

"부진했어요. 이제 욕심내려고요."

여자축구 대표팀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이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 월드컵에서 비상을 다짐했다.

에이스 지소연은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경기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1차전 브라질전에서 피지컬과 개인기가 좋은 브라질 선수들에게 막혔다. 스스로 "전반 27분에서야 첫 볼터치를 했다"고 아쉬워했다. 2차전 코스타리카와 경기에서는 킥오프와 함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페널티킥 성공으로 월드컵 개인 첫 골을 넣었다. 하지만 후반에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해 코스타리카에게 종료 1분 전 골을 내줘 무승부를 거뒀다.

지소연은 16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 알곤킨 대학에서 열린 공식훈련을 마치고 "2경기 동안 내가 부진했던 게 확실하다. 실수가 많았다. 더 많이 뛰어서 기회를 만들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사실 하프라인에서는 힘을 아끼기 위해 볼터치를 간결하게 하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힘을 많이 쓰려고 했다"며 "이제 욕심내겠다. 볼을 가지면 드리블하고 돌파해서 적극적으로 기회를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지소연은 한국 최고의 여자축구 선수다. 지난 2010년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3위를 이끌며 실버볼(MVP 투표 2위)과 실버슈(득점 2위)를 받았다. 이후 일본 여자축구 최강팀 고베 아이낙에 입단해 나데시코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되는 등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지난해에는 여자축구 선수 최초로 축구 종가 잉글랜드 리그에 진출했다. 첫 시즌에 9골을 넣으며 하위권이던 첼시 레이디스를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최근 여자프로축구리그(WSL)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작은 체구(1m61㎝·50㎏)로 빠르게 드리블해 골을 넣어 '지메시'라는 별명도 붙었다. FIFA도 월드컵을 앞두고 지소연을 집중 조명하며 월드컵에서 떠오르는 스타라고 꼽았다.

하지만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 부담감이 컸던 걸까. 지소연은 예상과 다르게 활약이 미비하다. 지소연 스스로도 잘 풀리지 않는 경기에 믹스트존에서 눈물을 글썽였다. 윤덕여(54) 감독은 전날 지소연을 따로 불러 격려를 해줬다. 지소연은 "감독님이 '부담감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잘 이겨내야 한다. 지금까지 잘해왔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제 한국 여자축구 사상 첫 16강 진출 티켓은 18일 오전 8시 스페인전에 걸려있다. 지소연은 "스페인 경기 영상을 계속 보고 있는데 참 잘하더라. 기술력도 좋고 조직력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래도 브라질만 하겠나? 무조건 이겨야 한다. 난타전이 되겠지만 승리는 우리 것"이라고 외쳤다.

오타와=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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