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홍성흔(38)이 오른손 타자 최초로 프로야구 2000안타 고지에 올랐다.
홍성흔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 6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3회 내야안타로 KBO 리그 통산 1999번째 안타를 때린 홍성흔은 4-2로 앞선 7회 NC 네 번째 투수 최금강을 상대했다. 초구를 받아친 홍성흔의 타구는 우중간을 깨끗하게 갈랐다. 큼지막한 2루타가 그의 2000번째 안타였다. 2루 위에 선 홍성흔은 헬멧을 벗어 팬들의 환호에 답한 뒤 대주자로 교체됐다. 관중석에서 마음 졸이며 지켜봤던 홍성흔의 아내 김정임(43)씨와 아역배우인 딸 화리(9), 아들 화철(6)도 신나게 축제를 즐겼다.
통산 2000안타를 돌파한 타자는 34년 KBO 리그 역사상 5명밖에 없다. 2007년 양준혁(당시 삼성·2318개)이 최초 기록자였고, 전준호(우리·2008년)·장성호(한화·2012년)·이병규(LG·2014년·등번호 9)가 차례로 2000안타를 때렸다. 앞의 네 선수는 모두 왼손 타자이고, 오른손 타자로는 홍성흔이 처음이다.
1999년 두산에 입단한 홍성흔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타율 2위를 차지했다. 한 번도 타격왕을 차지한 적이 없고, 왼손 타자보다 안타를 때리기에 불리한 오른손 타자이지만 17년 동안 꾸준히 치고 달린 끝에 대기록에 도달했다.
홍성흔은 “신인 때 김인식 (당시 두산) 감독님이 나를 2군으로 보내면서 ‘분명히 너를 기용할 것이니까 2군에서 준비 잘해라’라고 말씀하셨다. 그 한마디에 용기를 얻어 지금까지 뛸 수 있었다”며 “양준혁 선배가 내 롤모델이었다. 류현진(LA 다저스)에겐 너무 약했다. 내 타율을 까먹게 한 투수”라며 웃었다.
두산은 NC를 6-2로 꺾었다. 두산은 3회 나성범에게 선제 투런포를 맞았으나 곧바로 승부를 뒤집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6과3분의2이닝 동안 6피안타·2실점으로 9승(2패)째를 올렸다. 유희관은 삼성 피가로와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올라섰다.
인천에서는 롯데가 SK를 1-0으로 누르고 5연패에서 벗어났다.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던진 롯데 린드블럼은 9이닝 3피안타 완봉승(8승4패)을 거뒀다. 수원에서 넥센은 kt를 14-10으로 이겼다. 5회 실책 3개를 저지른 kt 1루수 블랙은 KBO 정규리그 사상 한 이닝 최다 실책을 기록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