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테니스석권뒤엔 「올빼미」코치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우승의 뒤안길에는 「올빼미」가 있었다.
올 시즌을 마무리하는 전한국 테니스선수권대회에서 단식우승(이정순) 복식우승(박해련-최정옥)등 여자부를 석권한 포철팀의 배창균(31)코치가 바로 그 주인공.
물론 사령탑이야 장병식감독이지만 장감독은 국가대표 여자팀의 감독으로 동분서주, 팀 훈련은 지난해 4월 부임한 배코지가 주로 맡아왔다.
전방 철책근무와 유격대조교로 군생활을 했던 배코치의 눈에 비친 포철선수들의 훈련과정은 너무나 약해 보였다. 장감독과 의논, 기꺼이 악역을 맡기로 했다.
곧이어 이정순·최정옥이 입단, 박해련등과 팀을 이뤘고 이때부터 인정사정없이 선수들을 몰아붙였다.
83년 12윌부터 84년 2윌말까지의 1백여일간 동계훈련이 바로 고행의 연속이었다.
팀의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 매일 유격 올빼미체조를 시켰다.
몇십㎞씩 로드웍도 병행했다.
비올땐 12층아파트 꼭대기까지 계단오르내리기를 시켰다. 선수들에겐 오히려 비오는 날이 더 괴로왔다.
순회경기에 적응시키기.위해 마산→진주→남원→전주로 옮겨 다니며 전지훈련도 했고, 차에서 내려 20㎞ 단체구보도 시켰다
『여기가 군대냐?』 『우리가 축구선수냐』는 등 불평이 들려왔으나 개의치 않았다. 마침내 이정순이 금년 봄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아시아선수권 2관왕이 됐다.
선수들은 사기가 올랐고 결국 전한국 선수권도 석권하게 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