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말이 고비” … 감염경로 모르는 환자가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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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발병 23일 만에 격리자가 처음으로 감소했다. 환자는 4명이 추가돼 총 126명이 됐다. 하루 발생한 신규 환자 수는 최근 일주일 중 가장 적다.

12일 중앙메르스대책본부에 따르면 격리자가 전날에 비해 125명 줄어 3680명이 됐다. 격리자가 줄어든 이유는 환자 발생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루 확진 환자는 7일(확진일 기준) 23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10일 14명으로 감소했고 11일에는 4명으로 떨어졌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15~17일 첫 번째 환자(68)가 입원한 평택성모병원에서 시작된 ‘1차 유행’이 사실상 끝난 걸로 보고 있다. 지난 7일 이후 평택성모병원의 추가 확진자 수는 닷새째 ‘0’이다. 삼성서울병원발(發) 추가 감염자 수가 급감하자 보건당국은 조심스레 이번 주말을 계기로 메르스 확산 추세가 꺾일 것이란 추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환자가 이어지고, 4차 감염으로 볼 수 있는 환자가 나와 보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보건 당국은 119번 환자(35·경찰관)가 지난달 31일 밤 평택 박애병원 응급실에서 52번 환자(54·여)에게 노출된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이 환자는 그날 오후 11시34분에 병원을 떠났고, 52번 환자는 17분 뒤인 11시51분에 병원에 도착했다. 두 사람의 접촉 여부가 확인되면 병원 내 4차 감염이 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 115번(77·여)에 이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밖에서 감염된 환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지난달 28일께 아내의 외래 진료에 동행해 삼성서울병원에 갔던 30대 남성이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시엔 14번 환자가 이 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있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응급실 앞 화장실만 이용했을 뿐 응급실에 들어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북 포항시에서는 고교 교사(59)가 메르스 환자로 확진돼 학생 85명과 교직원 29명 등 114명이 모두 자가격리 됐다. 이 교사는 지난달 27일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들과 함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머물렀다.

정종훈·송의호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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