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시대」언제까지 가나|박찬숙 3월 은퇴 후 춘추전국시대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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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찬숙이 언니가 뛰면 언제나 마음이 든든해요. 뒤져있어도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거든요.』
우승컵을 안고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태평양화학의 1년 생 막내동이 이영란(이영란)은 이번 대회에서 틀림없이 우승하리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한다.
태평양화학은 올 들어 박찬숙이 대표팀에 묶이면서 한차례도 패권을 잡아보지 못했으나 박이 돌아오자 다시 정상에 올랐다.
박찬숙이 등장한 70년대 후반이후 여자실업농구는 사실상 태평양화학의 시대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태평양화학은 창단 8년 동안 전국규모대회에서 27차례 우승(1백78승4무54패)을 차지하는 등 단일팀으로선 국내성인 스포츠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고있다. 이는 1년 늦게 창단한 동방생명(삼성으로 창단)이 이제까지 3개 대회에서 우승한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룬다.
태평양시대를 이루는데 슈퍼스타 박찬숙의 공헌은 절대적이었다. 박찬숙은 내년3월 점보시리즈가 끝난 뒤 코트를 떠날 예정이다. 따라서 박찬숙이 빠진 태평양화학이 정상을 지킬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태평양의 신동파(신동파)감독은 『점보시리즈에서도 동방생명·한국화장품과 함께 패권을 다툴 것으로 본다. 그러나 박찬숙이 있는 동안 정상을 지키는데는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동방생명이나 국민은행은 명년 봄 박찬숙이 은퇴하면 태평양시대는 끝날 것으로 보고 그 다음의 패권다툼에 대비하는 장기포석을 하고있다. 한편 박찬숙의 결혼문제에 대해 본인은 『아직 확실한 계획은 없다』고 밝혀 일부에서는 박찬숙이 팀의 요청에 따라 은퇴시기를 늦출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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