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박찬숙" 끝내 물거품|집념의 동방생명, 김화순 발 묶여 "무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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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박찬숙이 뛸때 이겨야하는데…. 박이 빠진 태평양화학에 승리하는것은 차·포를 뗀 장기에서 이기는것과 다름없다.』
동방생명의 코칭스태프(조승연·최경덕)는 박찬숙이 은퇴하기전 이겨보겠다는 강한 의지로 선수들을 독려했으나 이 기대는 한골차로 다시 꺾이고 말았다. 지난 77년1월에 삼성전자로 창단된 동방생명(82년2월 명칭바꿈)은 1년앞서 출범한 태평양화학과 이제까지 19차례 대결에서 3승1무15패를 기록하고있다.
그러나 3차례 승리는 모두 박찬숙이 빠진 지난 시즌에 얻어낸것. 따라서 국가대표 4명을 보유하고있는 호화멤버의 동방생명과 무적함대 태평양화학의 대결은 최대의 관심이 모아진 한판이었다. 특히 태평양화학의 신동파(신동파)감독과 동방생명의 조승연(조승연)감독은 지난 82년까지 3년간 대표팀감독·코치로 콤비를 이룬데다 각각 연·고대출신으로 40세의 동년배.
두팀의 대결은 슈퍼스타 박찬숙과 김화순(김화순)이 각각 버티고있어 더욱 주목을 끌었다. 이날따라 두 선수는 철저히 마크를 당하면서 극히 부진했으나 박은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로 슛 난조를 만회한 반면 김은 후반들어 슛 한번 해보지 못해 대조를 이루었다. 특히 신감독은 전반이 끝나고 라커룸에서 『김화순의 슛이 안 터진다. 후반엔 가운데 최경희만 집중 마크하면 반드시 이긴다』라고 지시, 이작전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조감독도 『후반들어 상대의 수비를 뚫기 위해 김화순에게 찬스만 나면 슛을 날리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김은 전반막판에 부딪쳐 넘어진후 후반들어 페이스를 잃고 말았다』며 『LA올림픽에 이어 상해ABC등 계속된 대승부후에 나도 지쳤지만 김화순도 완전히 그로기가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오는 12월7일 개막되는 점보시리즈에서 두팀의 승부는 또 다시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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