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도연결"쌍방이 제의|남북경제회담 「경제협력위」설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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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판문점=김현일·박보균기자】남북간 물자교역과 경제협력의 길을 모색키 위한 첫남북경제회담이 15일상오 판문점중립국감독위 회의실에서 열렸다. <관계기사 4면>
경제문제를 다루기위해 처음으로 열린 이날 회담에는 우리측에서 김기환해외협력위기획단장을 수석대표로한 7명의 대표가, 북측에서는 무역부부부장 이성록을 단장으로한 7명의 대표가 각각 참석, 물자교역과 경제협력을 추진한다는 원칙과 회담절차문제등에 합의를 보고 오는12월5일 상오10시 같은장소에서 다시 회담을 갖기로하고 2시간40분만에 회담을 끝냈다.
남북한대표는 각각 기조발언을 통해 불자교역과 경제협력의 필요성 및 당위성을 서로 인정함으로써 원칙적인 의견일치를 보았으며, 북측의 이단장은 북한정무원부총리 김환이 한국의 신병현부총리와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 대화가 잘 추진될 경우 그 이상의 회담도 있을수 있을것이라고 말해 우리측이 천명한바 있는 「남북한당국 최고책임자회담」에도 응할 의사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남북양측은 기조연설에 앞서 회담진행절차등을 논의했는데 회담장소로는 판문점 지역안에 있는 양측 시설물을 교대로 이용하기로 했다.
양측 합의사항은 아니지만 환담과정에서 판문점지역안에있는 시설물을 이용하다가 여건이 조성되면 서울과 문산, 평양과 개성등을 오가며 열자는 의견들이 상호제시됐다.
회의진행에 있어서 원칙적으로는 비공개로하되 필요에따라서는 양측합의에 따라 공개키로했으며 경제회담을 위한 남북간 전용통신선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또 합의사항에 대하여는 양측 검토가 가능하도록 문서로 할것에 의견을 같이했다.
한편 양측은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경제협력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서로 제시함으로써 의견일치를 보았고 물자교역때 수송을 원활히 하기위해 현재 끊겨진 남북간 철도(경의선)를 연결하자는것도 공통적으로 제의했다.
그러나 의제토의에 있어서 우리측은 ▲남북간의 물자교역과 ▲여타분야에서의 경제협력을 실시하는 문제를 의제로할것을 주장하고, 북한측은 남북간의 경제분야에 있어서 합작과 교류를 실시하는 문제를 의제로 하자고 주장함으로써 의제에는 합의를 보지못했다.
회담에서 김수석대표는 물자교역과 합작투자에 대한 우리측 입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별항) .
김수석대표는 남과 북이 각기 다른 나라와 무역을 실시하며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있는만큼 같은 민족끼리 교역하지못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 우리는 남북간에 물자교역을 실시하여 경제적 유대를 넓혀 나가고 이어 사회문화분야에서도 회담을 갖고 상호협력의 기반을 튼튼히 다져나가야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수석대표는 남북한간의교역은 오랫동안 하나의 경제단위를 유지해왔던 같은 민족간의 교역인만큼 다른나라와의 무역과 비교할수없을 유리한 점이 많다고 말하고, 같은 민족으로서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 받음으로써 민족공동의 이익과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수송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면에서 절약할 수 있고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등 제반 거래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더 많은 이익을 기여할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수석대표는 이어 『남북경제회담을 지켜보는 우리국민들은 아직도 버마사건의 충격속에서 비통한 마음을 가시지못하고 있다』며 『남북간에 신뢰를 조성하고 화합을 도모해 나가기 위해서는 온세계가 규탄하고있는 이러한 테러행위는 두 번 다시 되풀이되는일이 없도록 해야할것』이라고해 북한의 도발에대한 우리측의 확고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측 이단장은 기조발언을 통해 경제합작에 있어 지하자원의 공동개발, 이용문제와 관련해 쌍방이 각각 자기노력과 설비를 갖고 상대측 지역의 탄광등 광산개발부터 할수있으며 북측은 철광석광산을 제공하고 남측은 중석광산·맡몰리브덴광을 제공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업분야에 있어서는 남과북이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해 남북어민들이 자유로이 물고기를 잡게하는 동시에 새로 어장을 공동으로 개발, 이용하자고 했으며 협력확대를 통해 「수산합영회사」를 조직, 운영하자고 제의했다.
또 농업분야에 있어서는 남쪽의 서해간척지를 공동개발하고 군사분계선으로 끊어진 관개망을 연결시켜 이용하자고 제의했다.
물자교류에 있어서는 원자재는 원자재, 완제품은 완제품으로, 농수산물은 농수산물로 교류하는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하고 북측은 철광석·석탄·마그네사이트등 광산물과 일반 공작기계·채취설비등 공업상품및 명태·살·강냉이와 같은 농수산물을 팔수있다고 말했다.
또 남한으로부터 받았으면 하는 품목으로 철강재·중석·정강·나프타·섬유등과 남해어족·소금·감귤등 농수산물및 특산물류라고 밝히면서 물자수송을 위해 철도연결과 함께 북쪽의 남포·원산, 남쪽의 인천·포항을 개방, 이용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회담엔 북한측에서 차관급인 이성록무역부부부장을 단장으로 하여 ▲계형명(채취공업위원회 간사) ▲백준혁(조선국제무역촉진위원회 상무위원) ▲허항찬(조선대외경제협조총회사부사장) ▲이진식(금속공업부국장) ▲손종철(무역경제연구소부소장) ▲김해룡(조선광명연합회사부사장) 등이 대표로 나왔다.
이들중 계형명과 허항찬은 전에 석탄공업부부부장·대외경제사업부부부장등을 역임한 고위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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