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에 경찰투입 대전|농성중인 학생 19명 연행…1시간만에 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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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전=박상하·정순균기자】대전의 한남대(학장 오해진·50)에 학원자율화조치이후 서울대에 이어 두 번째로 경찰병력이 투입됐다.
경찰은 12일 하오 오 학장으로부터 「학생들의 시위로 학사운영이 어려우니 이들 극렬학생들을 체포해 학원을 정상화 시켜달라」는 요청을 받고 13일 상오2시40분 대전경찰서소속기동경찰 3개 중대와 사복경찰 78명 등 모두 4백46명을 한남대(대전시 도구 오정동133)에 투입, 교내에서 철야농성과 금식기도를 올리고 있던 이강철군(27·국문과 3년·학원자율화협의회 회장) 등 학생 19명을 연행한 뒤 투입 1시간10분만인 상오 3시50분 전원 철수했다.
오 학장은 12일 하오2시30분 대전경찰서 홍종학 서장에게 보낸 「수사의뢰서」에서 『지난 6일부터 시작된 교내시위가 날로 폭력화, 일부 극렬학생이 학장실 등 사무실을 점거하고 학교기물을 부수며 등교거부와 시험거부를 선동해 학사운영이 어려우니 경찰이 투입해 이들 극렬주동학생을 체포, 학원을 정상화시켜 달라』고 요구했었다.
한남대학생들은 지난달 6일부터 『한남대가 종합대학교 승격에서 탈락된 것은 오 학장의 무능과 비리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오 학장의 사퇴 요구, 중간시험 거부와 등교거부 등을 결의, 학장실과 교무실 등을 점거하고 기물을 파괴하는 등 한달 이상의 교내시위를 벌여왔었다.
경찰에 의해 연행된 19명중 학교측에서 수사를 의뢰한 학생은 6명뿐이고 13명은 소요주동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아직 붙잡히지 않은 장모군(24·미술과3년) 등 16명의 소요 주동학생을 수배했다.

<경찰투입>
경찰의「경부선탈환작전」은 13일 미명 속에 시작됐다.
상오2시40분 경찰병력을 태운 버스 12대와 지프 3대가 홍종학 대전경찰서장이 탄 충남1가9163호 로열레코드승용차의 선도로 한남대입구에 설치된 경부선 건널목을 넘어서 캠퍼스에 도착했다.
경찰투입에 앞서 오 학장은 13일 상오 1시25분부터 주동학생 대표인 이강철군과 장건군(26·미술교육과3년)등 2명을 학교에서 자신의 승용차(충남1가4411호)로 집으로 데려와 학원정상화에 협조해줄 것을 바라는 「최후담판」을 벌였으나 학생들이 계속 오 학장의 퇴임을 요구하는 바람에 5분만에 결렬되자 상오1시38분과 1시45분 두 차례 오 학장이 주병덕 충남도경국장에게 전화로 이 사실을 알렸으며 1시간 뒤인 상오2시40분 경찰이 학원에 들어갔다.
오 학장과 교무위원들은 12일 하오9시부터 오 학장 집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가 학생대표인 이 군 등을 불러 『학생들이 지금까지 허황된 소문을 퍼뜨려 내자신의 명예를 훼손했으니 이에 대해 사과하고 농성을 중지하라』고 타일렀으나 이 군 등이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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