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훈련 미루고 … 야구장 관중도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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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대전의 한 예비군 훈련장. 입소를 마친 예비군들은 줄지어 체온 측정부터 했다. 일회용 마스크도 곳곳에 비치돼 있었다. 훈련소 측은 “발열이나 기침 등 증세가 있을 경우 즉시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훈련 도중 한 예비군이 고열을 호소하자 접촉한 다른 예비군 4~5명까지 강당에 격리해 검진했다. 모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오자 훈련을 재개했다. 회사원 공모(25)씨는 “많은 인원이 좁은 공간에서 부대끼며 훈련을 받는 와중에 혹시 메르스에 걸릴까 염려돼 훈련을 연말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우려가 예비군 훈련장, 학원, 교회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대한 기피 현상을 불러오고 있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선 “10명 이상 모이는 장소는 무조건 피하라”는 말이 퍼지고 있다.

 서울 대치동의 A어학원은 학부모들의 전화가 빗발치면서 학원 문을 일시 닫기로 했다. 인근의 다른 어학원에선 10여 명의 학생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받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서울 서대문구의 B교회는 오는 7일 예배 후 갖기로 했던 단체 점심 식사 일정을 취소했다. 지역 축제와 행사도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전북 생활체육회는 2000명이 참가하는 ‘새만금 인라인 마라톤 대회(7일 예정)’를 잠정 연기 했다. 인천시교육청은 500여 명이 참석하는 학교운영위 정책연수(4일 예정)를 취소했다. 스포츠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3일 수원에서 열린 kt와 SK의 프로야구 경기에는 올 시즌 둘째로 적은 2208명이 찾았다. 10일 개막 예정이었던 수원컵 17세 이하 청소년 축구 국제대회는 8~9월로 미뤄졌 다.

 한편 경찰은 메르스와 관련된 유언비어 14건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이날 대치동의 한 학원은 “우리 학원에 메르스 환자가 있다는 허위 루머를 퍼뜨렸다”며 네티즌 3명을 고소했다.

김방현·김지한·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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