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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월드컵 D-2] 16강 넘어 우승까지 욕심 … 자신만만 지소연·박은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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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여자축구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6월 7일 개막)에 출전한다. 2003년 미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참가하는 두 번째 월드컵이다. 윤덕여(54)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역대 최강 드림팀을 구성했다. 해외파 공격수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과 박은선(29·로시얀카)이 가장 주목 받고 있다. 지소연은 2010년 20세 이하 월드컵 3위를 이끌었고, 박은선은 미국 월드컵에 대표팀 최연소(17세)로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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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FA도 둘을 주목했다. 지난 4월 ‘지소연은 잉글랜드 여자축구 올해의 선수로 이번 월드컵에서 사람들을 흥분시킬 선수’라고 꼽았다. 지난 1일에는 박은선에 대해 ‘득점력은 물론 피지컬도 뛰어난 한국 대표 선수’라고 표현했다.

 지소연과 박은선의 목표는 월드컵 사상 첫 승리와 16강 진출이다. 한국(FIFA 랭킹 18위)은 E조 조별리그에서 브라질(7위)·코스타리카(37위)·스페인(14위)과 맞붙는다. 캐나다로 출국 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지소연은 “16강에 진출해 남자축구 말고 여자축구도 있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겠다. 그래서 남자 대표팀처럼 국민의 환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박은선은 “카 퍼레이드와 아이돌 축하 공연도 해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지소연= 2003년 미국 월드컵에 우리 대표팀이 출전한 걸 보고 여자축구에도 월드컵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 후 월드컵 출전을 꿈꿔 왔는데 현실이 됐네. 은선 언니 월드컵 나갔던 얘기 좀 해줘.

 ▶박은선= 우리는 월드컵 첫 출전이라 긴장을 많이 했어. 관중이 많아서 소리도 안 들리고 당황스러웠던 기억만 있네. 세상의 관심을 처음 받았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노르웨이전에서 김진희(34·대한축구협회 경기감독관) 언니가 월드컵 첫 골을 넣었어. 근데 1-7로 크게 진 상황이라 대놓고 좋아할 수도 없었어.

 ▶지= 나는 월드컵을 위해 잉글랜드에 진출한 거야. 월드컵에서 대결할 유럽 선수들을 미리 만나보고 싶었거든. 체격이 좋아 힘으로 버티면 안 되겠더라. 빠르게 돌파하거나 간결한 패스로 상대 마크를 피하면서 영리하게 차야 해. 신경을 긁는 지능적인 플레이도 해야지. 그래도 몸싸움은 피할 수 없어서 근육량을 많이 늘렸어.

 ▶박= 나도 월드컵을 미리 경험한다는 생각으로 추운 러시아에 갔어. 내가 겨울에도 반팔 티셔츠를 입는 사람인데 러시아 추위는 못 참겠더라. 전반전에 날씨가 좋았는데 갑자기 비가 오더니 나중엔 눈이 펑펑 내리는 때도 있어. 추운 데서 뛰니까 부상도 많아. 지난달에 발목을 다쳐 걱정했는데 다행히 좋아졌어. 고생스럽지만 후회하지 않아. 내가 체격이 좋은데도 유럽 선수들 힘은 만만치 않더라고. 힘으로 맞서 싸우기보다 동료들과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공격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

 ▶지= 우선 16강에 올라가고 8강, 4강, 우승까지 하고 싶어. 일본(2011년 우승)도 했는데 우리라고 못할 건 없잖아. 1승1무1패면 16강은 충분히 올라갈 수 있어. 일단 브라질부터 잘 상대해야지. 5회 연속(2006~2010년) 발롱도르(FIFA 올해의 선수)를 수상했던 마르타(29·브라질)를 만나고 싶어. 한국에 지소연이 있다는 걸 보여줄 거야.

 ▶박= 난 마르타를 잘 몰라. 제대로 본 적이 없어. 그냥 내 플레이만 열심히 하려고.

 ▶지= 맞아. 언니가 마르타보다 훨씬 빠르고 더 잘해. 이번 월드컵에서 꼭 골을 넣어줘. 그래서 한국 여자축구 부흥을 이끌어줘.

 ▶박= 사람들 관심을 받으면서 경기하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이번에 잘한다면 사람들이 여자축구에 관심을 보여줄 거라고 믿어.

 ▶지= 우리도 16강에 가면 남자 대표팀처럼 환대해 줄까? 한국에 남자축구만 있는 게 아니라 여자축구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

 ▶박= 긴장하지 않고 훈련했던 대로 열심히 하면 16강에 갈 수 있어. 어느 경기든 포기하지 말자. ‘브라질과 비기는 게 최고’라고 하는데 어느 선수가 비기려고 경기를 하니. 그런데 16강 진출하면 카 퍼레이드를 해주지 않을까? 그것보다 아이돌 축하 공연을 더 보고 싶어. 걸그룹 카라의 구하라를 엄청 좋아하는데 꼭 나와줬으면 좋겠다. 크크.

파주=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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