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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문화 어울려 평화 여는 '길놀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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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 1일 ‘세계문화오픈 준비 미국대회’가 열린 워싱턴 D.C. 소재 조지 워싱턴대 인근은 다양한 민족과 인종들이 내뿜는 문화의 열기로 후끈 달아 올랐다.

개막식에 앞서 뉴욕의 ‘놀이’ 공연단이 조지 워싱턴대 캠퍼스를 돌며 길놀이 행사로 사물놀이를 공연해 흥을 북돋웠다. 또 개막식 공연으로 워싱턴 일원에서 활동하는 한국무용단인 댄스원컴퍼니의 1.5세대 한인학생들이 격정적인 북춤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세계적인 평화가수인 팻 험프리즈는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에 감명받아 자신이 작곡한 ‘우리는 하나(We are One)’를 열창하며 세계평화를 기원했다.

문화부문 본행사로 로스 쿠엔잘레스의 멕시코 전통무용, 유 웨이의 중국무용, 인디언계 미국인인 조앤 셰난도의 인디언 민요, 이란.아프가니스탄.아제르바이잔.우즈베키스탄 등 중동 및 동유럽 국가 무용가들로 구성된 실크 로드 무용단의 토속무용, 컬킨 스쿨의 아일랜드 전통춤을 비롯해 코요바 아프리카 무용단과 인도 오디시 무용단의 공연이 이어졌다.

건강부문에서는 한국의 국선도를 비롯해 중국의 선, 인도의 요가, 티베트의 명상법 등이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무술부문에서는 연방의원 3백여명에게 태권도를 가르친 준 리 그랜드매스터의 태권도, 소림사 승려인 쉬얀밍의 쿵푸, 이소룡 무술 전파자 타키 키무라의 지군도 등이 소개됐다.

이날 오전 11시에 열린 개막식에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지구촌은 이념의 갈등, 동.서양 문명의 충돌과 물질문명의 급격한 확산으로 환경이 황폐화되고 인본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인류가 하나임을 인식하고 건강한 삶, 건강한 사회와 평화의 땅을 만들기 위한 문화운동을 펼쳐나가자"고 역설했다.

앤서니 윌리엄스 워싱턴DC 시장은 캐럴린 그레이엄 부시장을 통해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이번 행사가 미국의 수도에서 열리게 된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힌 뒤 6월 1일을 '세계 문화오픈의 날'로 선포했다.

또 버나드 뎀주크 조지 워싱턴대 부총장은 "세계는 다민족의 사회이며 최근 20여년간 우리 대학에도 1백여개국 출신의 학생들이 유학 오는 등 변화의 바람을 겪고 있다"면서 "흑인과 유대인, 중동학생회 뿐만 아니라 한인학생회 등이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는 시범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화제를 뿌리면서 본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놓았다. 태권도 시범과 강연을 맡은 올 70세 고령의 준 리 그랜드 마스터는 무대에서 즉석으로 팔굽혀펴기 1백번을 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행사 치안을 맡은 한 경찰은 준 리를 보고 '대단한 사람(Great man)'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태권도 시범행사장을 찾은 루스 앤(변호사)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일부 행사가 있었던 적은 있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세계 각국의 문화를 공연하는 행사가 열리기는 워싱턴DC가 처음일 것"이라며 "더 많은 이벤트가 예정된 본행사도 참관하고 싶다"고 밝혔다.

세계문화오픈 준비대회에서는 문화공연과 무술시범 이외에도 요가, 중국의 기공이 소개돼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오는 19일부터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문화오픈준비 한국대회'는 미국 대회보다 훨씬 규모가 큰 행사로 치러지게 된다. 이번 행사는 수련 및 무예.명상.전통음악.전통무용.민속놀이 등 5개 분야로 나눠 각국의 인사들이 기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워싱턴=박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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