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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6일간 기어다니는 물고기 호주의 재앙되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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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cm 가량의 물고기가 마른 땅에서 6일 동안 숨쉬며 기어다닌다. 이 물고기는 가리는 것도 없어 다른 물고기도 잡아 먹는다. 자기보다 더 큰 물고기나 새에 잡아 먹히면 고분고분 죽지 않고 온힘을 다해 목구멍을 막아버린다. 이 성질나쁜 물고기를 먹은 포식자는 질식하거나 굶어 죽고만다.

호주가 ‘클라이밍 펄치’라 불리는 공격성이 강한 농어류의 민물고기 막기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클라이밍 펄치가 파푸아뉴기니 지역에서 호주로 남하하고 있다”며 “호주의 생태 재앙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공격성이 강한 이 물고기는 아가미 옆에 인간처럼 폐가 있어 마른 땅에서도 지느러미 등을 이용해 기어다니며 6일 가량 생존할 수 있다. 본래 인도 동부와 동남아 지역이 주서식지였지만 최근 40년사이 폭우 등에 휩쓸려 이동하며 호주까지 도달했다. 가디언은 호주 본토에서 160km 쯤 떨어진 파푸아뉴기니 인근 두곳에서 최근 클라이밍 펄치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제임스쿡 대학의 생태학자 나단 월던은 ”호주 물고기와 습지 동물들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최근에는 이 물고기가 염분이 많은 지역에서도 살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는 민물고기인 클라이밍 펄치가 바다를 건너 호주로 상륙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과학자들은 이 물고기가 염분에 어느정도 견디는지 바다의 조류를 넘어 이동할 수 있는지 등을 연구중이다. 월던은 “이 물고기가 호주 본토로 넘어오는 것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며 “지속적인 감시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원엽 wannabe@joongang.co.kr
[동영상=가디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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