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배구 기본기튼튼|잘 다듬으면 세계상위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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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이 한국을 꺾을 수 있었던 것은 힘과 높이에서 월등히 앞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이동속공 등 팀플레이는 크게 위협적이었고 한국으로서는 이같은 빠른 플레이를 실전에 활용하는게 바람직할 것으로 봅니다.』
우승소감을 묻는 질문에 당연스러문양 그저 미소를 지어보인 미국남자배구대표팀의 사령탑 「더그·빌」감독은『한국배구의 강점은 우선 기본기가 잘 돼 있는 것』 이라고 진단하고 이점에서 한국남자배구는 잘만 가다듬으면 세계 상위그룹에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한국과의 경기에서 매세트 고전했던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은 「빌」감독은 특히 세터 김호철의 자로 잰 듯한 토스워크는 일품이었으며 장윤창의 백어택 (후의공격) 등은 세계수준급이었다고 평했다.
한마디로 이날 승인은 장신「부크」(2m5㎝)가 흔들리지 않고 제몫을 해낸데다 「코널리」·「파워즈」콤비의 좌우돌파, 그리고 「손더즈」가 위력적인 서브로 한국의 속공을 차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빌」감독의 분석.
「빌」감독은 미국의 강점은 우선 한국선수들에 비해 신장이 크기 때문에 블로킹에 강하고 수비범위가 넓은 것이라면서 따라서 고타점 강타와 폭넓은 수비는 미국남자배구의 두드러진 특색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빌」 감독은 그대신 속공이나 개인시간차 공격등 세밀한 기술면에서는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크게 뒤져있다고 지적했다.
또 간혹 위기에 몰렸을 때 선수들이 흥분, 게임을 놓치는게 미국팀의 최대 약점이라고 지적한 「빌」감독은 이번 대회 대 한국전 및 대 일본전에서 각각 1세트씩 놓친것도 이때문이며 지난8월 LA올림픽에서 브라질에 3-0으로 완패한 것도 바로 이같은 기질이 화를 자초한셈이라고 풀이했다(한국은 결국 이 때문에 4강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결론적으로 한국배구는 자신있고 개성있는 배구를 해야해요』「빌」감독에 따르면 한국배구논 서브에서 다양성이 없고 블로킹 및 서브리시브가 불안한 게 큰 흠이라는 것. 이 때문에 공격력이 크게 위축, 상대팀에 오히려 역습을 당하는 일이 잦다는 분석이다.
이를위해 「빌」감독은 1차적으로 서브를 개발, 상대수비의 허률 찌르는 1차공격무기로 활용하고 착실한 수비훈련으로 한국의 비밀병기인 다채로운 속공패턴을 개발, 실전에 응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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