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100일 주가' 체면 세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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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노무현 대통령 취임 1백일간의 증시 성적표는 어떻게 될까.

노태우 대통령 이후 역대 정권의 취임 후 1백일간의 주가 변화를 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성적표는 3등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2월 25일 종합주가지수는 619.29였고, 2일 지수는 648.71로 4.75% 상승했다.

그나마 지난달 27일까진 지수가 619.86에 머물러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최근 며칠 급등하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당일 지수는 4% 가량 급락해 '취임일'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이 후 북한 핵문제와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 불거지며 주가가 곤두박질 쳤고,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와 카드채 문제의 악재가 겹쳤다.

최근 미국 증시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도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투자심리가 살아났다고 하기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노무현 정부는 김대중 정부의 경제정책 실정을 이어받아 불리한 상황에서 시작했다"며 "첫 1백일은 이같은 문제들을 처리하기에 급급했던 시기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가가 급등하긴 했지만 외국인들이 아시아에 투자를 늘리면서 부수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보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임 1백일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정권은 1993년 김영삼 대통령 때였다. 취임일 655.61이던 지수가 1백일 만에 760.15를 기록해 15.95%나 뛰었다. 당시 정부가 금리를 내리고, 돈을 푸는 단기 부양책인 '신경제 1백일계획'을 쓴 결과였다.

가장 나쁜 성적은 98년 김대중 대통령 때였다. 외환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의 여파로 첫 1백일 동안 종합주가지수가 무려 2백포인트 가량(33.86%) 급락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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