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문화」세미나서 이기열교수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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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국의 전통음식은 오곡밥이나 녹황색 야채등 과학성 높은 음식과 장류나 젓갈류등 비과학성의 음식이 혼합해 있어 앞으로는 비과학성을 시정하고 과학성 높은 분야를 살려 새로운 식문화를 수립해야한다는 연구발표가 있었다.
30일 한양대학교의 한국생활과학연구소가 주최하는 「한국의 식문화」세미나에서 이기열교수 (연세대) 는 『전통음식의 과학적인 재조명』이란 논문을 통해 한국의 절식풍속에는 인간과 자연과의 지혜로운 조화를 이루게 한 것이 많으며 일반 식생활에도 녹황색 채소요리는 항암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정월보름이 되면 밤·호두·잣·땅콩 등을 가정에서 먹는데 그것을 l년에 한번 먹으면 헌데가 없어진다는 속설이 있다. 이 역시 과학성이 있는 이야기로 이같은 식품들은 아스코르빈산·리놀렌산등 필수지방산을 공급함으로써 겨울철 추위에 효과적이다.
입춘에는 5종류의 채소를 요리하여 먹으면서 신춘을 맞이했다. 이 역시 겨우내 모자랐던 비타민을 섭취하게 하는 과학적 요리로 분석되고 있다. 1백칼로리를 내는 양을 놓고 비교해 볼때 오곡밥은 또 흰쌀밥에 비해 단백질이 55%이상, 지방이 5백%이상 많다.
밥외에 평소 밑반찬요리로 많이 사용되는 녹황색 채소의 과학적 성분도 새로 평가돼야 한다고 이교수는 밝혔다.
이교수와 연세대의대 암연구센터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녹황색 채소에는 항암물질인β칼로틴이 함유돼 있으며 이를 사용한 음식에서는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전통음식가운데 가장 비과학적인 것은 젓갈이다. 젓갈은 한번에 먹는 양이 적고 짜기 때문에 이것으로 인해 곡식의 편식을 조장할 수 있다.
이밖에 고추·김치·장류는 과학성과 비과학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하루 빨리 비과학적인 일면을 없애고 과학적인 식생활문화를 정립해야 한다고 이교수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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